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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유학생 부부의 한식 레서피

영국 음식에 빠진 한국 신랑, 직접 요리해서 먹을 줄이야

by 영국품절녀 2011. 7. 25.

울 신랑은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식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고요. 예를 들어다른 집에 식사 초대를 받아서 가게 되면, 항상 음식 재료 및 레서피에 대해 묻곤 합니다. 한국 아줌마들은 저에게 "신랑이 요리 하는 것을 좋아하나봐" 그러면서 아주 신기하게 보십니다. 하긴 아줌마도 아닌 한국 남자가 요리법에 대해 물으니깐 그럴수도 있겠네요.

음식에 대한 호기심 뿐 아니라, 그는 요리하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 잘 하기도 한 답니다. 
영국에서 연애 할 때에도 특별한 날에는 외식도 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신랑이 맛있는 음식을 직접 요리해서 이벤트를 해 주기도 했어요. 아마도 영국이라는 나라에 살아서 그랬을 수도 있어요. 한국이면 요리할 장소도 마땅치 않고, 외식 할 맛있는 음식들이 싸고 많잖아요.

영국이라하면 음식 지옥이라고 할 만큼 특별하게 내세울 만한 요리가 없지요. 영국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또는 즐겨먹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면, "커리(카레), 파스타, 감자 요리"라는 말을 할 정도로 특별하게 내세울 만한 영국 음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외국인에게 인기있는 영국 음식을 딱 꼽으라고 한다면, 피쉬앤칩스(Fish & Chips), 잉글리쉬 블랙퍼스트(English Breakfast) 라고 할 수 있겠어요.

 
울 신랑은 영국에 와서 피쉬앤칩스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맛에 흠뻑 빠졌습니다. 종종 펍에 가서 식사를 할 때도,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이 무척 힘들 정도 랍니다. 한국에서 짜장면, 짬뽕을 고를 때 그 어려움이라고나 할까요?
석사 마치고 귀국해 한국에서 살았을 때도 잉글리쉬 블랙퍼스트가 먹고 싶어, 이태원에 있는 영국 펍에 가서 사 먹고 오기도 할 정도였다니까요. 작년 이 곳 캔터베리에 와서도, 거의 한 달 동안은 매일 아침을 신랑이 준비한 잉글리쉬 블랙퍼스트를 먹었답니다. 저는 몇 일 먹고 금방 질려버렸지만, 신랑은 너무 든든하다고 하면서 너무 기분 좋아했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매일 그렇게 먹다보니,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서 포기하고 말았지만요. 매일 먹는 빈, 달걀, 소세지, 베이컨등의 값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래도 울 신랑은 한달에 몇 일 정도는 꼭 이렇게 먹곤 한답니다.

                           작년에 울 신랑이 만들어준 잉글리쉬 블랙퍼스트와 토스트, 잉글리쉬 티 입니다.

                                    아일랜드 여행 시 묵었던 B&B의 아일리쉬 아침식사(Irish Breakfast) 입니다.

영국식 아침식사 만드는 방법을 아시고자 하는 분들은~
http://connieuk.tistory.com/entry/울-신랑이-아침마다-정성스럽게-만들어준-English-Breakfast 


다음은 피쉬앤칩스입니다. 캔터베리에는 오랜 전통의 아주 유명하고 맛있는 피쉬앤칩스 가게가 있어요. 그 곳을 지나갈 때면 비네가 향이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또한 캔터베리에 오는 관광객들은 꼭 먹고 가는 곳이기도 하고요. 값도 다른 곳과 비교해 다소 비쌉니다. 하지만, 항상 그 상점에는 사람들도 붐비고 있답니다. 저희도 한 동안은 그 곳을 자주 이용했지요.

 



피쉬앤칩스를 보고, 처음에는 왜 생선을 기름에 튀겨서 먹을까?  비네가(식초)를 왜 뿌려서 먹는 걸까? 등등 영국인들이 피쉬앤칩스를 먹는 취향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자꾸 먹다보니, 이제는 비네가를 듬뿍 치지 않으면 맛이 없어, 영국인들처럼 비네가와 소금을 팍팍~ 쳐서 먹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자주 먹던 프렌치 프라이가 아닌 두꺼운 칩스가 왜 이리 맛있는지요. 저는 신랑만큼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먹고 싶어져요.

                              제가 지금까지 최고로 꼽고 있는 아일랜드 펍에서 먹었던 피쉬앤칩스 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랑은 피쉬앤칩스는 너무 먹고 싶고, 자주 사 먹기에는 비용이 너무 나간다고 고민하다가 좋은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지요. 직접 집에서 피쉬앤칩스를 만들어 먹기로 한 거에요. 테스코, 세인즈 베리와 같은 대형 마켓에 가면, 냉동 피쉬앤칩스를 팝니다. 그래서 신랑은 먹고 싶을 때면, 그것과 기름 한 통을 사가지고 집으로 오지요. 그 날은 집에서 기름 냄새가 풀풀 나도록 튀기고 튀긴답니다. 한 때, 저희 냉동실에는 항상 칩스와 피쉬가 있을 정도였어요.

 


 

                             저희가 자주 사서 해 먹는 Haddock Fillet과 Home Chips 입니다. (테스코에서 구입 가능)

 

                 충분한 기름에 피쉬 필레와 칩스를 튀깁니다. (필레 속을 빨리 익히기 위해 구멍을 조금 내면 좋습니다)
                                    (단, 필레 속에서 물이 흘러나와 기름이 밖으로 튈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큰 접시에 잘 튀겨진 피쉬와 칩스를 놓습니다. 기호에 맞게 비네가와 소금을 뿌려, 마요네즈와 케찹과 함께 드시면 됩니다.
튀긴 음식만 먹으면 질릴수도 있으니, 샐러드와 함께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 울 신랑은 샐러드 대신 김치와 함께 먹는 답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피쉬앤칩스와 한국을 대표하는 김치의 조화 어떤가요? 궁금하시다면, 한 번 드셔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