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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낮은 영국 흡연율, 그 숨겨진 진실은

by 영국품절녀 2011. 6. 3.


한국은 담배값 인상 논쟁이 한창입니다. 담배 값 인상이 흡연률을 낮출 것이라는 주장의 예로 영국을 들고 있더군요. 영국 담배값이 과히 살인적이기 때문에 흡연률이 평균 22%정도로 유럽에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영국의 담배가격과 흡연률 관련 통계만 보면 당연히 "담배 가격이 비싸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금연을 하겠거니"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영국의 흡연률이 감소한 것은 단순히 담배 가격이 비싸기 때문은 아닙니다. 물론, 비싼 담배 가격이 흡연률 감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말아 주세요.

영국인의 흡연률에 대한 통계치를 살펴보니, 현재 영국 흡연자는 남자 29%, 여자 25% 정도라고 합니다. 이는 1975년도 까지만 해도 영국의 흡연율이 남자 51%, 여자 41%와 비교하면 큰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노인 흡연자들이 크게 줄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영국에서는 지나친 흡연습관으로 인해 매 년 약 120,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할  60대 이상의 흡연률이 16% 정도로 크게 감소하고 있는 거에요. 반면에 20 ~ 34세의 연령에 해당하는 남녀 젊은이들의 흡연률은 약 35% 라는 거에요. 거기다가 미성년자인 15세 이하의 어린 학생들의 흡연률도 6%정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 노인들의 흡연률은 감소하는 데 반해, 연령이 낮은 세대들의 흡연률은 여전히 높다고 볼 수 있어요.

 

 

 

                    영국 담배 팩에 이런 무시무시한 사진이 있는데도, 담배를 피는 걸 보면 참.... (출처: 구글 이미지)

굳이 통계치를 보지 않아도, 제가 캔터베리 시내, 학교 등만 돌아 다녀보아도, 어린 중학교 여학생들, 젊은 남녀 학생들, 주부, 아저씨들 중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너무 많아요. 담배 값이 비싸도 피울 사람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다 피운다는 것 입니다. 다만, 가격 때문에 말아서 피우는 싼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요. 거리마다 담배를 피우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담배 값이 비싸도 상관없이 피는 구나'를 몸소 깨닫고 있지요. 또한 한국 흡연자들도 영국 담배가 비싸다고 생각은 하지만, 제 주변에 영국와서 금연한 사람 본 적이 없고요. 대학생들끼리는 밀거래로 두바이나 유럽 등지에서 싸게 담배를 가져와 팔거나 나눠 피는 그런 부작용도 생기고 있습니다.

                                     직접 말아서 피우는 담배이지요. 어찌나 잘 말아서 피는지요. 
                               전 거리에서 한 손으로 말아서 피는 사람도 본 적이 있어요. (출처: 구글 이미지)


특히 담배 가격 인상에 가장 직격탄을 맞을 서민들, 또는 저소득 층들의 흡연률이 과연 줄어들까를 추측해 보건대,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영국에서는 육체 노동을 하는 (전문직 종이 아닌) 사람들이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비해 흡연률이 약 24% 정도 더 높고요. 지금까지 저소득 계층 흡연률은 전혀 감소 될 기미 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 총리였던 벤자민 디즈레일리는 세상에 3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입니다. 통계 자체를 불신할 수는 없겠지만, 그 자세한 속 사정까지 살펴야 되는 것이 아닐까요? 단순히 통계 수치만 가지고 담배 가격 인상이 흡연률을 낮추는 최고의 금연제이냥 떠드는 정부가 왜 이리 한심해 보일까요?


정부의 주장처럼 담배 값을 얼마나 인상해야 하는지 마는지에 대한 고심도 물론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흡연률을 낮추기 위한 근본적인 시민 의식 구조 변화와 국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어린 나이에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철저히 주입 시키도록 해야 합니다. 또 흡연자들에게 진정 필요하고 효율적인 금연 프로그램 등이 직장 등 많은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영국에서도 흡연으로 인한 사망(폐암)이 여타 병의 6배라고 할 만큼 심각해서, 지역 단체 및 NHS, Boots 안에서도 금연 프로그램에 관한 설명 및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 중장년층의 흡연률은 상당히 낮아 진 것 같네요. 한국도 흡연률을 낮추기 위한 다각도의 정책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