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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한국인 부부의 영국 아파트 빈티지 인테리어

by 영국품절녀 2012. 10. 31.


이사 오자마자 새로운 집에 대해 포스팅을 하려고 마음을 먹긴 했는데,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삼개월이 지난 10월 마지막 날에 드디어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신랑을 학교에 보내놓고 혼자 집에 있는데 잡 생각이 자꾸 나니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오래간 만에 파란 하늘을 보니 대청소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밀린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하다가 집 소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난 것이지요.

 

사실 뭐 특별할게 없지만 '영국식 아파트라 불리는 플랏(Flat)' 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 보실래요? 한국과는 무엇이 다른지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참, 오늘 포스팅은 누구보다 더 저희 부모님들께서 가장 좋아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자식들이 어찌 사는지 무척 궁금해하시거든요.

하나 더 알려드리면요, 저희 집에 있는 거의 모든 가구들은 이 곳에 원래 있었거나, 주변 분들이 오랜 세월 사용했던 빈티지 물건들임을 밝힙니다. (이사 온다고 하니까 주변 분들이 필요한 것들을 주셨어요.)

 

먼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이렇습니다.

 

 

신발장을 놓을 공간이 없어 채리티 샵에 가서 4천원 주고 2층짜리 신발대를 사왔어요. 깔끔하지요?

 

겉옷과 신발을 벗고 들어오면 다목적용 거실이 나옵니다.

 

 

저기 보이는 책장만 원래 있었던 것이고, 소파, 책상, 선반대 두개는 중고매장에 가서 단 돈 십만원 주고 사 온거에요. 그리고 책상 옆에 있는 서랍장은 교회 장로님이 주신 것이지요.

 

먼저, 우리 부부의 스터디 공간~

 

벽이 너무 허전해서 여행 중에 사온 엽서들로 꾸며 봤어요. 저기 사과 그림 보이시나요? 울 신랑이 크레파스로 그린 거랍니다. 사진으로 보니 뭔가 그럴싸 해보입니다.

 

우리 부부의 식사 공간~

 

영국 집은 한국과 다르게 책상 및 식탁 위에 유리를 놓지 않아요. 보통 면으로 된 식탁 커버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물론 비닐로 된 커버도 사용합니다. 한국 음식을 자주 해 먹는 저희는 국물이 떨어지거나, 뜨거운 음식을 놓으면 나무 색깔이 변해서 비닐 식탁 커버로 덮었어요. 행주로 닦아 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손님 접대 공간~

 

호박으로 만든 티 테이블로, 같은 교회에 다니는 영국인 할머니가 주셨어요. 현재는 고인이 되신 언니가 사용하셨던 물건인데, 본인은 쓸 일이 없다고 하시면서 필요하다면 주신다고 하시길래, 냅다 받았지요. 원래는 크기별로 세개가 한쌍이래요. 가장 큰 것은 깨져서 버렸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저희에게 두 개를 주셨어요. 하나는 티 테이블로 사용하고, 가장 작은 것은 인터넷 기기와 전화기 받침대로 쓰고 있답니다.

 

종종 빨래말리는 공간으로도 사용되지요. 영국 플랏은 베란다라고 불릴 만한 공간이 없는 곳이 많아 집안에서 빨래를 말려야 한답니다. 물론 베란다가 있는 곳도 있긴 해요.

 

이제 우리 부부의 비밀스러운 공간인 침실로 고고~

 

 

침대는 원래 있었던 것이고요. 옷걸이는 채리티 샵에서 만원에 사온 것이고요. 옷장 화장대는 교회 분이 직접 차로 배달까지 해 주신 겁니다. 다 무료로요. 사실 화장대는 식탁용이라네요. 아마도 거울이 우리 집에서 제일 비싸다고 볼 수 있어요. 새것이지만, 집 분위기인 빈티지 스타일로 골랐어요.

 

침실 앞에 있는 화장실 겸 욕실로 이동~

 

 

마지막으로 부엌이에요.

 

 

지금까지 저희 부부가 살고 있는 영국식 플랏 잘 보셨나요?  둘이 살기에 딱 좋은 방 하나짜리 플랏이에요. 보통 아이가 없는 부부 혹은 싱글용이라고 볼 수 있지요. 이 플랏은 다른 곳보다 천장이 꽤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보기에 넓어보이는 반면, 겨울에는 춥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참, 앞에서 제가 라지에타에 숫자를 표시했지요? 저희 집에는 라지에타가 5개 있습니다. 그런데 라지에타를 두고 우리는 이렇게 별명을 붙어주었답니다. 어떤 분은 이기주의자래요~ 왜냐하면 자기만 완전 뜨거운 반면 주변은 별로 따뜻하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남들은 추운데 혼자만 따뜻하게 있다고 이기적이래요. 저 역시도 작년 겨울 내내 집이 너무 추워서 라지에타에 등을 대고 앉아 있었는데요, 그런 저를 보더니 울 신랑이 "넌 너무 이기적이야. 열을 차단해서 난 춥잖아~"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차라리 저는 변덕쟁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라지에타에서 열이 나오면 저는 등을 대고 옆에 찰싹 붙어 있지요. 그런데 라지에타가 식으면 얼마나 차가운지 손도 대고 싶지 않거든요. ㅎㅎ

 

영국 플랏을 구할 때 정보를 하나 더 드리자면요,

영국 플랏은 "가구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는 (UNFURNISHED)", "백색 가전(WHITE GOODS)만 있는 (PARTLY FURNISHED)", "모든 가구와 백색 가전이 다 갖추어 있는 (FULLY FURNISHED)" 종류로 나뉘어 집니다. 저희 플랏의 경우에는 백색 가전과 함께 식탁, 침대, 책장만 있었습니다. 그러니 집을 보실 때, 가격 및 조건을 잘 따져보고 찾아야 합니다.

 

저희는 감사하게도 주변 분들의 큰 도움으로 아주 싼 가격으로 실내 장식을 했습니다. 의도하지 않게 주변에서 받은 중고품으로 빈티지 인테리어를 하게 된 셈이지요. 사실 특별한 장식은 없지만요. 보통 방 한 두개짜리 플랏은 이렇게 생겼어요. 저희 집 구조에 방이 하나 혹은 둘 더 있다고 보시면 될 거에요. 크기는 다 차이가 있겠지만요. 저희 집에 놀러왔던 학생들은 저희 플랏이 꼭 콘도같다고도 합니다. 크게 꾸민 태가 나지 않아 그런가 봅니다. 어쩌면 종종 맛있는 음식을 해서 먹고 노는 공간이어서 그럴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이렇게 깨끗하고 좋은 집에서 살게 되어 참으로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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