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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생활 정보

해외 쇼핑, 무조건 쌀 것이라는 착각은 그만

by 영국품절녀 2013. 3. 5.



해외 사는 분들 중에는 "명품 선물 혹은 쇼핑" 으로 인해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명품 관광으로 유명한 나라에 사는 경우에는 더욱 더 난감한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해외에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인데요, "명품 싸게 살 수 있어서 좋겠다", "한국보다 훨씬 싸고 종류도 많다고 하던데.." 그러면서 가족 및 친지들 중에는 꼭 이렇게 한마디를 덧붙이곤 하지요.

내 친구는 OO가  명품 백 보내줬다고 하더라.

 

특히 영국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적어도 한번 쯤은 가족 및 지인으로부터 명품 브랜드 버버리 선물 및 구입 요청을 좀 받는 것 같은데요, 버버리는 영국을 대표하는 유명 명품 브랜드지만, 정작 영국인들 중에는 버버리 백 혹은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답니다. 유독 아시아 사람들이 버버리 브랜드를 아주 좋아하지요.

 

 

일부 한국인들은 이렇게 쉽게 말하고는 합니다.

영국에서는 버버리를 완전 싸게 살 수 있다는데...
한국에서 하나 살 돈으로 2~3개는 살 수 있다더라..
명품 싸면 얼른 사서 보내봐~~

 

주변에 이렇게 말하는 지인들이 많으면, 영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참으로 고달픕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지요.

우선, 영국에 산다고 해서 명품 쇼핑을 쉽게 자주 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경제력이 있는 사람은 백화점 및 매장에 가서 명품을 쉽게 사듯이, 여기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라리 명품 쇼핑은 경제력이 빵빵한 중년 아줌마들이나 혹은 부모 돈으로 학업 및 유럽 여행을 온 학생들이 명품을 사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친구들이 유럽 여행 및 할인 기간에 맞춰 명품 쇼핑 관광을 하거든요. 

 

한국인들이 자주 가는 유럽 여행 관련 블로그 혹은 카페에 가 보면, 일부 여자들은 "득템" 이라는 유행 단어를 사용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싼 가격에, 누구나 다 아는 명품 브랜드의 가방 혹은 지갑 등을 샀는지" 자랑 후기를 경쟁하듯이 남깁니다.

분명 유럽 등지를 여행하면서 명품 아울렛 혹은 여름/겨울 빅 세일 기간에 파격 할인가로 물건들을 사기도 합니다. 비교적 저렴하게 쇼핑을 사려면, 발품도 필요하고 세일 기간이 언제인지, 언제 새로운 물건들이 들어오는지 확실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도 해야 합니다. 운이 좋은 경우에는 그 당시에 여행 갔다가 말 그대로 득템을 하기도 합니다. 차라리 영국보다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명품을 득템하는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또한 명품 브랜드 별로 큰 차이가 있기도 하지요. 아울렛 입고가 안 되거나, 세일 기간에도 할인 비율이 낮은 것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영국에서 "명품 및 브랜드 쇼핑" 에 관한 몇 가지 오해를 풀어드릴게요.  

1. 해외에서도 제대로 된 스타일과 품질이 좋은 명품은 비싸다??

보통 영국에 오는 한국인들이 명품 쇼핑을 하기 위해 들리는 코스가 있습니다. 특히 버버리 물건을 사려는 한국 아줌마들이 참 많습니다. 다들 주변으로부터 듣고 왔다면서, 비스터 빌리지와 같은 아울렛, 버버리 공장 등에 가면 버버리 등의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전에 누가 그러던데요, 복싱 데이에 비스터 빌리지에 가면 중국, 한국 여자들이 그렇게 많다고 하네요. 그 곳에 가면 많은 물건을 싼 가격에 득템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과거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평입니다. 태그도 보면 버버리 본점에서는 Made in England 라면, 이런 곳에서는 Made in China, Hongkong 등등 천차 만별입니다.

 

히드로 공항 면세점 버버리 매장

 

명품을 보는 사람들의 눈은 다들 거기서 거기입니다. 물건이 괜찮다 싶으면 가격은 예상보다 상당히 비싸고요. 흠이 있거나 너무 오래된 구식 모델인 경우에는 그나마 싸다고 볼 수 있지만,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지요. 저 역시도 석사 시절에 비스터 빌리지, 스윈던 아울렛, 버버리 팩토리 등 다녀봤는데요, 제 눈에는 거기에 있는 버버리 제품은 그다지 돈 주고 사고 싶다는 물건은 별로 없던 반면에, 런던 리젠트 거리에 있는 버버리 본 매장에 갔더니 눈이 커지더라고요. 역시 물건의 질과 가격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간혹 아울렛이나 버버리 공장에도 신상품이 들어오는 날에는 그나마 괜찮은 물건을 살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점점 그 곳들의 평이 안 좋기만 합니다.

 

 

요사이 영국 명품 브랜드로 버버리보다는 멀버리가 인기인데요, 멀버리의 경우에는 비스터 빌리지에서는 좀 더 저렴하게 살 수도 있지만, 역시 누구나 갖고 싶은 스타일과 색상은 정말 가끔씩 소량 입고가 되므로 방문 시 구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니면 아무도 들지 않는 아주 특이한 색상 혹은 스타일을 사시면 좀 저렴하게 살 수 있겠지요. 즉, 제대로 된 명품을 사려면 가격은 생각보다 싸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보다는 싸고, 종류도 더 많을 수 있겠지만요.

 


 

 

2. 영국에서 사는 것보다 한국이 훨씬 싸기도 하다??

한국에 있는 가족 혹은 친구들은 종종 저에게 묻곤 합니다.

OOO 제품이 있는데, 영국에서는 얼마 하는지 알아봐 줘~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일부 한국인들은 "해외 브랜드는 한국보다는 영국이 더 쌀 것이다" 라고 추측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직구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찾아 본 결과, 한국에서 유행하는 해외 브랜드 중에 영국이 한국보다도 비싸게 파는 물건들이 꽤 있었어요. 물론 싼 것도 있지만요. 그러니 영국에서 해외 배송 사이트를 운영하는 현지인들이 있겠지요.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에는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들이 많아짐에 따라 가격 경쟁이 붙어서 그런지, 영국보다도 한국에서 해외 브랜드의 가격이 더 쌀 때도 있습니다. 또한 영국은 확실히 미국의 달러보다는 강세여서 그런지, 영국 브랜드라고 해도 한국 구매 대행 사이트에서 보면 가격 차이도 크게 나지 않을 때도 꽤 있습니다. 파운드를 한화로 바꿔 계산해보면, 한국에서 파는 가격과 별 차이가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 더 싸다.
영국은 배송비도 비싸다.


 

이처럼 구매 대행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있는 일부 주변 분들 중에는 명품 선물을 안 한다고 눈치를 주거나, 혹은 한국 방문 시에 은근히 명품 선물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주변 분의 이야기 입니다.

 

한국에 방문하기 전에, 주변 친지들의 선물을 사야 했습니다. 주변에서 하도 영국에는 버버리가 싸다는 말을 들었다고 이야기하시니까,, 부담이 되더라고요. 솔직히 영국에서도 마음에 드는 명품을 사려면 무척 비싸거든요. 그래서 득템 할 기회가 있는 TK Maxx, 명품 아울렛, 버버리 공장 등을 찾아 다니면서 크게 오래되어 보이지 않은 물건들로, 고르고 또 골라 가방, 지갑, 옷 등을 사서 선물을 했는데요, 정작 선물을 받는 친지 분들은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눈치였다고 합니다.

 

런던 버버리 본점 (출처: Burberry.co.uk)

 

솔직히 저도 한국 첫 방문 시에 가족의 선물을 골랐던 경험이 있는데요, 남의 선물 고르기 쉽지 않아요.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내 돈 주고 사서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기도 하니까요. 차라리 안 사고 싫은 소리 듣는게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방문 시에는 항상 먹을 것을 사가지고 가는 편이에요. 선물 구입은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너무 부담이 되는 일이니까요. 물론 경제적으로 명품 선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할 수도 있겠지만요, 그것도 아닌데, 무조건 영국에 산다고 해서 명품이 다 쌀 것 같다는 착각을 가지고 그런 큰 부탁은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요,

굳이 영국에 와서 명품 쇼핑을 하시려면, 아울렛 혹은 버버리 팩토리 등 물건도 별로 없고 가봤자 득템도 못할 바에는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버리는 것보다, 차라리 영국의 빅 세일 기간에 백화점 및 매장에서 할인을 받아 자신이 원하는 제대로 된 물건을 사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명품 가방 들고 다닐 정도면 대부분 경제적 능력이 있을텐데요. 얼마나 아낀다고 그러는지, 유럽 여기저기를 발품 팔아가면서 명품 관광만 하러 다니는 사람들 "하나라도 더 값싸게 명품 구입을 하려고 애쓰는지" 저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저 같으면, 손님으로서 제대로 대우 받으면서 매장 혹은 백화점에서 100% 믿음이 가는 물건을 살 것 같거든요.

 

어떤 이들은 이렇게 반박할 수도 있겠네요.

명품은 하고 싶은데,, 비싸니까 그렇게라도 해서 싸게 사는 거 아니냐고요.

물론 맞습니다. 명품을 사고 싶은데, 쉽게 살 수 없을 경우에는 조금씩 돈을 저축하거나, 다른 곳의 지출을 아껴서 모든 돈으로 자신을 위해 명품 선물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정보를 수집해서 아울렛 같은 곳에서 좀 더 저렴하게 살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요, 굳이 먼 유럽까지 와서 명품 관광 쇼핑에만 치중하는 일부 한국인들의 모습은 정말 꼴불견이에요. 또한 이번 기회에 명품 쇼핑을 끝장내려는지 정말 엄청나게 사재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유럽 여행 온라인 사이트를 보면 가관 입니다. 공항에 세금 신고도 안하고 그 많은 명품 물건들을 가지고 들어왔다며 자랑하는 글들을 쓰는 몰지각한 일부 한국인들 정말 한심합니다. 거기에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수많은 댓글들의 반응~~ 정말 할 말을 잃게 하지요.

 

영국에서는 비싼 만큼 물건이 좋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명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기 품목이거나 혹은 누구나 보기에 탐나는 명품은 역시 비쌉니다. 사실 한국과 비교해 보면 당연히 싸기는 합니다만, 일부 한국인들이 착각하는 것처럼 쉽게 누구나 막 살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은 절대 아니라는 거지요. 정말 흥미로운 것은 실제 영국에 사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해도 영국에 나온 적도 없는 사람들은 그 말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긴 저도 한국에 있을 때에는 그렇게 알고 있었으니까요, 나와 보면 깨닫게 되겠지요. 영국에 오면 버버리 브랜드를 착용한 현지인들을 쉽게 볼 줄 알았는데,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사람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것 같네요. 저도 12년 전에 아빠가 사주신 버버리 백을 아직까지 들고 다니는 한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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