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수줍음을 타는(?) 영국인들과 친해지기 위한 한국인 커플의 분투 ~

by 영국품절녀 2011. 4. 20.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오는 많은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영국 친구들을 어떻게 사귈 수 있나요?” 입니다. 이런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Language school에는 당연히 영국친구들이 없다는 것이 답이겠지요. 오로지 그 곳에는 영국인이라면 스텝이나 교사들이 전부일 테니까요. 여러분들은 영어를 배우러 영국까지 왔는데, 유럽인들, 아시아인 들 말고, 현지인 즉 영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물론 교회나 함께 살고 있는 영국인 가족 및 다양한 모임에서 영국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그들은 항상 겉으로는 밝고 친근하게 웃어주면서, 안부를 물어봐 주거나, 서로 간단히 몇 마디만 나누면 그것으로 족하지요. 이런 식으로 매 주 모임이나 교회를 나가지만, 항상 형식적인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가는 이런 상황이 어쩔 때는 짜증이 나거나, 답답하기도 해요. 저의 경우에는 재작년(2010년) 1월에 영국에 오자마자, 일요 예배를 드리러 교회를 갔어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라서 그런지,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예배가 끝나고, 아무도 저희에게 와서 이야기를 걸어주는 사람도 없고, 그냥 다 자기네들끼리 얘기 좀 하다가 흩어져버리는 거에요. ‘그래도 예전에 브리스톨의 교회에서는 예배 끝나고 말 정도는 걸어주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 날 저녁에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 예배를 갔어요. 저녁 예배라서 그런지 약 5명 정도의 사람들만 참석했더군요. 첫 느낌이 분위기도 좋고, 사람들도 친절한 것 같아, 그 곳을 정하게 된 것 같아요.

 

 

재작년(2010년) 1월부터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어요. 약 한 두 달은 그냥 인사 정도, 미소 정도로 그저 저희들을 얘들이 언제까지 교회를 나올 건가?” 뭐 이런 식으로 쳐다보는 느낌이었어요. 하긴 저희들과 같은 외국인들이 얼마나 들락날락 했겠어요. 그저 5개월 정도는 인사 정도만 하고 항상 집에 일찍 오는 날이 많았지요. 그러다가 신랑의 전공에 관심을 갖고 있던 영국인 교수님이 예배 끝나기가 무섭게 신랑의 전공과 학업 진행에 대해 매 주 물어보시고 서로 심도 깊은(?) 대화를 하더군요. 그러다가 저는 아는 분의 추천으로 현재 일하고 있는 카페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교회 성도들이라서 자연스럽게 친분이 쌓이게 되었어요. 그래도 역시 주말에는 아는 분들 몇 분 정도만 안부 및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지만요.

 


 

                                        Friendster는 페이스북, 싸이월드와 같은 것이에요. 
                             친구가 되려면 일촌등록은 필수인가보네요. ㅋㅋ (출처: 구글 이미지)


 

신랑과 저는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교회의 멤버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에 목사님에게 교회 멤버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교회 멤버가 되는 것도 쉽지는 않았어요. 7월 한 달 동안 수요일마다 목사님과 장로님 집에 모여 약 2시간 이상 저희와 같이 멤버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신앙 역사에 대해서 토론하는 심도깊은 시간을 가져야 했어요. 하여튼 멤버가 되고 싶다는 말을 5월에 했는데, 멤버가 된 것은 8월말이었답니다. ^^ 진정 교회 멤버가 되는 수여식을 하고 나니, 갑자기 눈 인사만 했던 아줌마들이 저에게 달려와 양 쪽 볼에 입을 맞춰주고 너무 반갑게 안아주시고, “Welcome to church member!”라고 인사를 해주시네요. 또한 간혹 식사 초대까지 해 주시거나, 다양한 교회 모임에 나올 것을 권유도 하시고요. 그래서 제가 벌써 교회 모임을 많게는 일주일에 4-5번 정도까지 나간다니까요.

 


저의 경험만 미루어봐도, 영국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들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자주 눈에 띄어야 하는 것이고, 그들과 시간을 갖고 천천히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처음 만나도 맘에 들면 금방 친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영국 대학생들 및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shy"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자신에게 너무 많은 질문을 하거나, 인터뷰를 받는 다고 생각이 들 때는 불편하게 느낀다고 하네요. 그래서 외국인들이 영국인들과 친구로 지내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어학 연수 생들은 길어야 1년 있을 텐데, 어떤 관계를 맺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것은 맞습니다만, 영국인이라고 아무나 만날 수도 없는 노릇이네요. 팁 이라면,  약간의 호의를 베푸는 것이 좋아요. 울 신랑은 같은 박사과정에 있는 Manchester 출신 친구는 얼굴을 알고 지낸 지 한 두 달 동안 말을 먼저 걸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신랑이 먼저 지금 커피 마시러 가는데 하나 뽑아줄까라고 하니까 고맙다고 하면서 같이 커피 마시면서 친해졌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는 영국 젊은이들 중에서도 얼마 안 되는 군대경험까지 있어서 더 말이 잘 통한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친구는 세미나 시간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보니 전공 도서를 교수한테 직접 빌렸다고 하더래요. 도서관에 한 권 밖에 없어서 자신이 대출해도 다시 Recall들어와서 짜증난다고요. 마침 신랑한테 그 책이 있던 터라 나 그 책 있는데 보지 않겠냐고 하면서필요한 동안에는 그냥 보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에는 연구실에서 만나도 먼저 인사한대요.

 

그런데 영국인들에게 호의를 베풀 때에는 항상 공식이 있다고 하더군요. “혹시 괜찮다면 (If you don’t mind~)" 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하네요. 괜히 오지랖 넓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보다 그게 낫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처음에는 그들의 말을 많이 듣는 편이 낫다고 하네요. 앞에서 잠깐 얘기했지만 인터뷰 받는 느낌이 안 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우스개 소리로 잉글랜드인들은 서로 소개를 해주지 않는 이상 먼저 자기를 소개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어요. 다소 Shy한 면도 분명 있지요. 미국인들과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친해지면 그 만큼 오래간다고도 합니다. 많이도 말고요 영국에서 지내는 동안 딱 1명의 잉글리쉬 친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봅시다.

                 로그인 필요 없으니, 추천 버튼 꾸욱~ 눌러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