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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영국인 대졸자가 원어민 교사 하는 이유, 왜

by 영국품절녀 2013. 5. 25.


요즘 영국의 청년 실업률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거든요. 그래서 한국처럼 영국도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모두 다 쉽게 취직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특히 영국의 경우에는 직장을 잡기 위해서는 인턴과 같은 경력이 필요하므로, 너도 나도 무보수 인턴이라도 하기 위해 방학마다 대학생들의 인턴 경쟁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대학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되는 것은 한국이나 영국이나..

 

이런 상황이다보니, 취업을 못하는 대졸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지요. 제가 약 3월 동안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어요. 그 곳에서 만난 젊은 원어민 교사들이 어쩔 수 없이 외국인에게 영어 가르치는 일자리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영국 대졸자들이 외국인을 위한 원어민 교사가 되기 위한 코스는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영어 지도 단기 프로그램인 셀타 코스 (Cambridge ESOL Certificate in Teaching English to Adults : CELTA) 입니다. 본 과정은 단지 5주(Full-time) 혹은 4개월(Part-tim)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며, 대학 졸업한 영국인들이면 누구나 쉽게 획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들었던 영어 수업은 원어민 영어 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종의 교생 실습과 같은 것입니다. 저는 수업 평가를 위해 원어민 교사 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제가 만난 그 두 명이 바로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안 되어 결국 (전공과 무관한) 원어민 영어 교사 자격증을 딴 경우" 입니다.

 

그 중에 한 영국 원어민 예비 교사(22세)이렇게 말하더군요.

나는 대학에서 바이오 XXX를 전공해서, NHS 등에 지원했다. 그런데 어느 한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아 인터뷰조차 볼 기회가 없었다. 내 인생에서 작년 겨울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래서 나는 작년 12월 말에 펍에서 술을 엄청 마셨다. 그리고는 "대학원에 진학을 할까?" 아니면 "영어 교사가 되어 다른 나라에서 살아 볼까?" 둘 중에 고민을 했는데... 대학원 졸업 했다고 해서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돈도 많이 들텐데...

그래서 차라리 비용 별로 안 들고 단기 과정으로 자격증만 획득하면 쉽게 취업을 할 수 있는 원어민 교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빨리 날씨 좋은 다른 나라에서 즐기면서 돈 벌고 싶다~~

 

흥미롭게도 제가 약 3개월동안 만난 많은 원어민 교사들의 나이가 정말 극명하게 구분지어졌답니다. 일부는 대학교 막 졸업한 어린 20대 초반의 남녀 젊은이, 그 외에는 연세가 5~60대 이상인 분들~

 

(출처: Google Image)

 

그들 중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대학 전공과 관련하여 취업이 힘들어서 혹은 일도 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자 한다는 이유로 원어민 교사 자격증을 따는 것 같았습니다. 일부 여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시아 국가로 가고 싶다고 했어요, 특히 일본, 중국~~ 이에 반해 나이 드신 분들은 소일거리로 홈스쿨링을 하거나 정년 퇴직 이후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실제로 보통 영국인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나이가 20대 초반입니다. 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돈도 쉽게 벌 수 있는 혹은 학비(대학원)를 벌기 위해 일부러 아시아 국가에 영어 교사를 하러 가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 일본, 한국, 대만, 태국 등이 대표적이지요. 특히 한국은 작년부터 워킹 홀리데이(YMS)라는 것이 생겨서 매년 한국 - 영국 젊은이들은 약 1~2년정도 합법적으로 서로의 국가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영국 젊은이들은 수월하게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를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원어민 교사 비자 지원 절차보다 훨씬 더 간단하니까요.

 

 

주변에서 듣기로, 한국보다 일찍 영국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생긴 대만, 일본 학생들의 경우를 보면 영국에서 일자리를 잡는 것도 꽤 힘들고, 게다가 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많아서 부모에게 송금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런던 사는 일부 일본인 워킹 홀리데이 학생들도 일본 백화점 등 일본과 관련된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일본어만 쓰다가 결국 귀국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종종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온 친구들이 있는데요, 이 곳 시골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우니 그저 어학연수만 하고 일자리가 많은 런던이나 도시로 옮기는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영국 젊은이들은 영어를 한다는 이유로 한국에 가서 목돈까지 벌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주변에도 원어민 교사 일을 했던 영국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번 돈으로 대학원 진학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또한 한국에 있는 지인의 영어 유치원에는 영국 원어민 교사가 있는데요,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사실에 영국에 있는 동생까지 한국으로 불러 들여 함께 일을 한다고 해요. 지금은 한국의 사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없으나, 영국 젊은이들은 아직도 원어민 교사 자리는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어 하나로 직장도 쉽게 얻고 게다가 해외 나가서 교사라고 대접까지 받을 수 있는 영국 젊은이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동시에 씁쓸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어린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영어 교육 비용이 어마어마 하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도 영어를 그다지 잘 못하는 한국인들의 현실이 영어권 원어민 교사들의 지갑만 두둑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네요.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서 모두 영어를 잘 해야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지도록 하는지..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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