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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영국 서민의 디저트, 바나나 케이크 의외야

by 코니팀장 영국품절녀 2013. 12. 30.

영국인들에게 베이킹은 삶의 일부분라고 할 정도로, 시시때때로 베이킹을 합니다. 특히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더욱 취미 생활로 베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하는데요, 다른 취미 생활에 비해 값도 덜 들고 달콤함에 취할 수도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영국 TV 에는 베이킹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꽤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BBC 베이킹 프로그램은 "The Great British Bake Off" 입니다. (종종 프로그램 소개도 할게요.)

 

(출처: Google Image)

 

거기에 참가한 사람들의 창의적이고 멋진 베이킹 실력을 보면서, 저도 감탄을 했는데요. 이제는 저도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베이킹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2014년 블로그 계획 중의 하나라고 소개했지요.)

 

 Connie's Banana Cake 도전 

 

먼저 영국에서 처음 맛 본 바나나 케이크에 대한 저의 일화를 소개해 볼게요. 저는 도쿄에서 바나나 빵은 먹어봤어도 바나나 케이크는 처음 접했을 정도로 무척 생소했어요. 제 주변의 지인들도 바나나로 케이크를 굽는다고 하면 놀라곤 합니다. 요즘 국내 블로그에는 바나나 케이크 레서피가 제법 소개되긴 했더라고요. 그럼 제가 최근에서야 바나나 케이크를 성공하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할게요.

 

바베큐 파티 때 디저트로 나온 바나나 파운드 케이크

 

 

 

지금까지 제가 주변 영국 가정 집에 식사 초대 혹은 차 모임에 참석하면서 가장 많이 먹어 본 디저트는 바로 "바나나 케이크" 입니다. 영국 아줌마들은 바나나로 만든 케이크라고 소개하시면서, 아주 쉽게 누구나 구울 수 있다고 했어요. 이처럼 영국에는 과일을 이용한 케이크가 참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바나나 케이크는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케이크인 것 같아요. 특히 아이들의 간식으로도 바나나 케이크는 단골 메뉴랍니다. 엄마들이 구워서 얼려 놓았다가, 학교 마치고 집에 온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오븐에 다시 조금씩 데워서 주기도 한다고 하거든요.

 

BBC Banana Bread  (www.bbc.co.uk)

 

제가 전에 영국 할머니에게 "혹시 영국에도 결혼 전에 여자들이 꼭 배워야 하는 음식 메뉴가 있나요?" 하고 여쭈었더니,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시더니, 웃으시면서 "바나나 케이크인가??" 이러시네요. 

 

제가 바나나 케이크를 처음 먹어 본 것은 바나나 케이크 달인으로 알려진 분이 직접 구운 것이었어요. 역시나 저는 그 맛에 뿅~ 가버렸지요. 그 분은 종종 티 모임에 참석하는 외국인 여자들에게 바나나 케이크 만드는 법을 직접 알려 주시기도 하는데요, 아쉽게도 저는 그 때마다 일이 생겨서 참석을 못했어요. 

 

저처럼 영국에서 바나나 케이크를 처음 먹어 본 신랑도 바나나 케이크에 푹 빠져버렸어요. 저에게 먹고 싶다고 부탁까지 하는 바람에 직접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레서피를 찾아 보니, 너무 쉽고 간단한 거에요. 베이킹이 뭐 별거냐 하며 자신감 하나로 저는 무턱대고 레서피를 보고 바나나 케이크를 구웠습니다.

 

그런데 허걱~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신랑은 저에게 "브라우니냐?" 라고 하면서 처음이니까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다시 도전해 보라고 응원을 했습니다. 다시 몇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바나나 케이크는 여전히 브라우니 ㅠㅠ 레서피를 똑같이 따라해 보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묻기도 했지만 저에게 큰 도움은 안 되었어요.

 

그렇게 저는 베이킹에 대한 흥미를 잃어 버리고, 신랑에게는 바나나 케이크를 사다 먹으라고 소리를 빽 질렀어요.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교회 목사님 집에 초대를 받아서 가게 되었는데요. 그 날 디저트로 사모님이 구운 바나나 케이크가 나왔습니다. 산처럼 높게 솟은 동그한 바나나 케이크 위에는 눈이 소복하게 내린 것처럼 슈가 파우더가 잔뜩 뿌려 있었어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슈가 파우더 혹은 크림을 더하기도 합니다.

 

 

 

슈가 파우더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영국인들은 생크림까지 뿌려서 먹는 답니다.

 

 

 

갑자기 신랑은 그 자리에서 제가 지금까지 바나나 케이크를 여러 번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제 바나나 케이크가 브라우니라고 놀려 댔지요. 사모님은 저에게 레서피를 주시겠다고 하셨고요, 목사님은 그래도 아내의 바나나 케이크가 맛있다고 해야 한다면서 부추겼지만, 신랑은 단호하게(?) 사모님의 레서피가 아주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제 가슴에 못을 박았답니다. ㅠㅠ 

 

그러다가 얼마 전에 저희 집 오븐이 고장나서, 새 오븐이 배달되었어요. 새 오븐이 생기니까 베이킹이 다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면서, 영국의 길고 긴 밤을 보낼 일이 필요했던 저는 바나나 케이크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구글로 바나나 케이크 레서피를 검색더니, 얼마나 많은 노하우가 담긴 레서피들이 등장하는지요, 저는 영국 요리사의 대모격인 Mary Berry's Baking Bible 바나나 케이크 레서피를 참고했습니다.

 

 

드디어 성공한 바나나 파운드 케이크 (Banana Loaf)

 

 

 

재료: 버터 100g, 설탕 175g , 계란 2개, 바나나 2개, 밀가루(Self Raising Flour) 225g,

베이킹 파우더 1 tsp, 우유 2 tsp 

 

1. 180도 (Fan 160도, Gas 4) 로 오븐을 미리 데워 놓으세요.
2. 빵 틀 안에 버터를 바르고, 기름 종이를 깔아 주세요. 
 

 

 

3. 볼에 재료들을 잘 섞으세요.

 

Tip.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모든 재료들이 잘 섞여야 해요. 저는 그냥 대충 섞어서 오븐에 넣었더니, 속이 더 이상 부풀지도 않고 겉은 금방 타 버렸거든요. 우선 바나나는 잘게 부수고요, 계란도 잘 풀어 놓습니다. 버터도 녹여서 설탕, 밀가루, 우유, 베이킹 파우더와 함께 잘 섞이도록 합니다. 저는 재료들이 잘 섞이도록 한 후에, 핸드 믹서기를 이용해 약 2~3 분간 휘핑했어요. 어떤 레시피에는 아예 소스팬에 재료들을 넣고, 중간 불로 끊이면서 재료들이 잘 섞이도록 하네요.

 

4. 다 섞은 재료들을 틀 안에 부어 줄 때에는, 중간 부분은 좀 더 높게 하시는 편이 좋아요.

부풀 때 모양이 제대로 나오거든요. 저는 나중에 생각이 나서 그렇게 못했지만요.

위에 토핑처럼 갈색 설탕을 조금씩 뿌려 놓기도 합니다.

 

 

5. 오븐에 넣고 약 40분~1시간 정도 구우세요. (오븐의 종류에 따라 상이해요.)

갈색으로 겉이 변하면 완성된 거에요.

 

 

약 한 시간 후에 완성~

 

 

 

그냥 이대로 약 몇 분간만 식혀 줍니다. 그리고 기름 종이를 벗기세요.

너무 오래 놔 두면 종이가 축축해지고, 케이크 모양도 안 이쁘게 됩니다.


 

 

파운드 케이크는 차갑게 해서 먹는 것이 더 맛있다고 해요.

호일로 잘 싸서 실온에 보관한 후 다음 날에 드세요.

 

 

 

원래는 (아래) 동그란 바나나 케이크가 가장 처음으로 성공한 거에요.

 

 

 

 

바나나 케이크를 성공한 후에 너무 기쁜 나머지,

그 다음 날 또 만들어 본 것이 네모난 파운드 케이크에요.

 

 

신랑의 객관적인 평가로는, 두 번째 것이 더 맛있다고 하네요.

제 입맛에도 그렇고요.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겠지요? ㅎㅎ

 

 

직접 먹어보니, 바나나 파운드 케이크는 차갑게 먹는 것이 더 촉촉하니 맛있네요.

따뜻한 커피 혹은 홍차랑 함께 곁들어 먹으면 끝내주지요. ㅎㅎ 

 

 

저는 크리스마스 몰드 와인과 함께 케이크를 먹으면서 혼자 초까지 켜 놓고

외롭고 긴 영국의 밤을 홀로 보냈습니다. 신랑은 공부하느라 무척 바쁘거든요.

 

영국 베이킹 잡지들은 물론이고, 블로그에는 수많은 "바나나 케이크 레서피"가 있습니다. 제가 영국 서민의 디저트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1. 일단 베이킹이 초보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재료도 특별히 많이 요구되지도 않습니다. 2. 개인의 취향에 따른 바나나 케이크 레서피 응용편도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유명인들뿐 아니라 베이킹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만든 자신만의 새롭고 특별한 레서피들이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다른 과일 혼합, 견과류, 초콜릿 등등)

 

 

저는 영국 가정에서 바나나 케이크를 자주 굽는다는 점과 남녀노소가 즐기는 인기 디저트라는 것도 다소 의외였어요. 제가 평소에 익히 알고 있었던 유명 영국 케이크 종류와는 사뭇 달랐거든요. 또한 바나나를 이용해서 케이크를 만든다는 사실도 꽤 생소했답니다. 아무튼 영국 서민의 인기 디저트인 저의 첫 바나나 케이크의 성공을 자축하면서, 앞으로도 계속되는 코니의 베이킹 포스팅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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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4

  • 노지 2013.12.30 08:11 신고

    ㅎㅎㅎ 이렇게 실패를 통해 더 맛있는 바나나 케이크가 만들어지는 것이겠죠...ㅎㅎㅎ
    더 즐거운 베이킹이 되시기를!
    답글

  • 짱똘이찌니 2013.12.30 10:19

    블로그가 많이 바뀌었네요..
    마이뷰 보기 어떻게 보는지 몰라서 한참을 헤맸어요.^^
    여전히 잘 지내고 계시네요.
    전 결혼하고 애 낳고 정신 없이 살다가 이제 좀 짬내서 해보려고 했는데
    아직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답글

  • 보헤미안 2013.12.30 10:44

    어머나☆ 결국은 맛난 케이크를 얻으셨네요☆
    사모님과 새 오븐 만세☆
    오호..저도 한 번 만들어봐야겠어요☆
    얼마전 와플기를 사서 무한 벨기에 와플만 굽고 있긴 하지만...☆ 곧 질리니 케이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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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코루 2013.12.30 11:19

    처음 도전때는 태우셨군요~ㅎㅎ 바나나케익 맛있어보여요^^
    답글

  • isabel 2013.12.30 11:27

    바나나케익 저도 자주 해먹어요. 바나나 매쉬 해놓은건 버터 대용으로도 쓸수 있어요 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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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기억에... 2013.12.31 00:55

    조금 다른 것이긴 하지만....약간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에 써봅니다.
    옛기억의 카스테라 만들때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일단 그때는 베이킹파우더를 전혀 안썼었습니다.
    재료를 그냥 한번에 섞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계란을 먼저 거품을 냈었습니다.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흰자위는 볼을 거꾸로해도 안떨어질 정도로 거품을 냈었구요.....
    노른자도 거품을 내서 흰자위 거품 낸것과 섞고.....
    거기에 설탕 넣고 거품낸 다음 밀가루를 섞어서 구웠었습니다.
    그러면 베이킹 파우더가 전혀 안들어갔는데도 거품만으로 부풀어서 부드럽게 구워졌었습니다.
    한가지 팁이라면 재료들이 차가우면 절대 거품이 잘 안나니 미리 상온 정도로 되도록 놔두시거나 미지근한 정도로 덥혀서 사용하시면 거품이 좀 잘났었던걸로....
    아마도 바나나 케익 만드실 때에도 약간 참조하셔서 미리 거품낼거 거품내시고 섞으시면 좀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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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너스 2013.12.31 09:11

    만드는법도 생각보다 간단하고 향이 좋을 것같아요ㅎㅎ 먹음직스럽네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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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영이 2013.12.31 15:14

    작년 친구 생일에 바나나케이크 구웠는데...... 찰흙처럼 너무 질기고 맛도 고무맛 났어요 ㅠㅠ 그래서 바나나케이크는 안하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레시피 보니까 다시 만들어보고 싶네요! 저도 다음엔 더 잘 되겠죠? ㅠㅠㅠ ㅋㅋㅋ
    답글

  • Loaf 2014.11.23 08:16

    저도 파운드케이크 너무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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