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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영국 할머니가 계십니다. 한국인 며느리를 맞은 덕분에 제가 그분에게 우리말을 가르쳐 드리는데요, 한동안 영국 날씨가 무척 좋지 않아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 지난 주에야 뵙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안부 및 일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저는 1월 31일은 우리의 설날이라고 알려 드렸지요. 그 말에 갑자기 할머니께서는 뭔가 떠오르셨는지, 아들의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할머니의들 부부는 한국에서만 결혼식을 올렸어요. 개인 사정 상 영국에서는 따로 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예식 도중에 깜짝 놀랄 만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하셨는데요...

 

(출처:Storyofkorea)

 

우리 예식에서는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순서" 가 있잖아요.

아들이 사돈에게 인사를 하는데, 느닷없이 한국식 큰절을 하더랍니다. ㅎㅎ

 

할머니는 처음에 큰절하는 아들의 모습이 너무 이상하게 보였다고 하셨어요. 워낙 할머니는 영국인스럽지 않게 감정을 숨기지 못하시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시는지라, 얼굴에도 '거기서 왜 큰절을 하는 거야?' 라는 말이 써 있을 정도로 놀람,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시더라고요. 게다가 "신부는 그냥 인사(반절)를 하는데, 왜 신랑만 큰절을 할까?" 하시면서요. 아무래도 영국에서는 대중들 앞이 아니고서는 머리를 숙여서 인사하는 법도 없으니, 할머니 입장에서는 큰절하는 아들의 모습이 더욱 낯설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어요. 

 

 

 

셜록에 나온 영국식 결혼 장면입니다.

영국 결혼식에서는 양가 부모님은 물론 하객 앞에서 신랑, 신부가 인사를 하지는 않아요.

결혼식이 끝난 후에야, 신랑 신부는 하객들과 개인적으로 키스, 허그 등을 나눕니다.

 

그런데 자신의 아들이 큰절을 올리고 나니까, 사돈(장모)이 눈물을 흘리면서 사위를 꼬옥 안아주더랍니다. 할머니는 그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하시면서, 순간 할머니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시네요. 저도 그 모습에서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왈칵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똑같구나" 라는 것을 느꼈답니다.

 

갑작스런 영국 할머니의 질문에 저 역시도 궁금해졌어요.

언제부턴가 결혼식에서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때, 대부분 신랑은 큰절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신랑이 그렇지는 않았어요. 제 경험 상 열에 한 두번 정도는 신랑도 신부와 마찬가지로 반절을거든요. 종종 온라인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일부 예비 부부들의 경우에는 신랑이 큰절이 아닌 반절을 하겠다고 해서 신부와의 의견 충돌을 빚기도 한다고 한답니다.

 

 Q. 신부는 반절을 하는데, 왜 굳이 신랑만 큰절을 할까요?

 

 

웨딩 업체(부산웨딩) 블로그에도 신랑은 큰절을 하라고 권하네요.

 

솔직히 저는 그저 "신랑이 큰절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아서"가 아닐까 싶어요, 단순하게는 일단 신부는 드레스를 입었기 때문에 큰절을 하는데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신랑의 예복은 큰절을 하기에 불편하지는 않지요.

 

주변 지인들의 말로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었어요.

1. 어른들은 큰절 받기를 좋아하신다.

2. "귀한 딸을 저에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 정서 상 여자의 입장에서는 시집을 가는 것이니까요.

3. 신랑이 반절만 하면, 신부에 대한 사랑이 약해 보인다??

4. 남들도 그렇게 하니까..  등등

 

물론 예식에서 "꼭 신랑이 양가 부모님께 큰절을 올려야 한다" 라는 명백한 규정은 없으므로,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겠지만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신랑이 큰절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딱히 큰 이유는 없지만요. 일부에서는 폐백 때 신랑, 신부가 함께 큰절을 하는데, 굳이 신랑만 두 번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냥 신부와 똑같이 반절을 한다고 하네요.

 

이처럼 동서양의 문화 차이로 인해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영국과는 크게 다른 우리의 결혼식 문화도 그 중의 하나인 셈이지요. 영국 할머니는 결혼식에서 큰절하는 아들을 보고서는 깜짝 놀랐지만,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아들을 꼬옥 안아주는 사돈의 모습에서 우리의 따뜻한 정서를 느끼셨다고 하셨어요. 이처럼 두 나라의 문화는 다르지만,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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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국품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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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리투도 2014.01.21 09:0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결혼이라는건 그런거 같아요 ^^

  2. 비너스 2014.01.21 09:5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결혼식에서 흔히 볼 수있는 장면인데 이유를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지금보니 신기한 것같아요 ㅎㅎ

  3. 보헤미안 2014.01.21 10:3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신부 옷이 불편해서도 있지 않을까요☆
    큰 절을 하면 뒤에 달려가서 일어나면 드레스 정리!! 정리!!
    신랑은 그냥 톡톡 털면 되니☆
    그 쪽에서는 그럴 것 같아요☆ 문화는 달라도 자식을 사랑하는 감정을 같으니까
    몸이 먼저 공감을 하셨나봅니다☆

  4. 도플파란 2014.01.21 10:4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제 친구는 양가 어른들께 모두 큰절 하던데요...ㅎㅎㅎ
    교회 목사님이 주례하실땐, 양가 어른모두에게 큰절하도록 요즘 권유 하더라구요..ㅋ
    신부가 반절하는 이유는 아마도 드레스 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측 해봅니다.ㅋ

  5. 와코루 2014.01.21 11:0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유는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네요~

  6. 자칼타 2014.01.21 11:2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재밌네요..
    저도 외국인 장모님께 큰절을 했거든요..ㅎㅎ

  7. 윤낭만 2014.01.23 20:1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도 생각해보면 다 이유가 있더라구요 : )
    잘 읽고 갑니다 !

  8. 드레스 2014.01.30 00:1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드레스와 부케가 가장 큰 이유겠고...
    어떻게 하려고하면 못할것도 없겠지만...드레스 입고 여성 큰절하면 좀 웃길것 같아요.ㅋ
    여성의 큰절은 한복을 입었을때 어울리는 것인지라.

  9. 라면신신 2014.02.20 16:4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요즘 새로 생긴 문화이지 90년 중반까지도 거의 못 봤는데요.거실에서 큰절하면 앉아서 받습니다.
    절을 하겠습니다,라고 어른한테 말하는건 앉아서 받을 준비를 하라는 말이죠.
    의자에 앉은 사람한테 하기는 좀 그렇고 어느날 부터 그런게 생겼더만..

  10. 새로 생긴 듯 2014.04.09 01:5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점점 이상한 것들이 생겨나고..
    결혼식장의 이벤트성 행사가 첨가된 것 같습니다.
    요즘은 곤도라 타고 공중에서 내려오고, 왕자님 공주님 놀이하며
    하객들이 식장에 다 못들어가면 식당이나 로비에서 생중계되는 영상보며 식을 하더군요.
    누가 왔는지도 기억못할만큼 많은 사람들을 부르는 결혼식..
    참가한 유명 하객들의 이름을 모두 부르는 결혼식..
    어떻게 예전보다 더 점점 우스운 모양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11. 따라쟁이문화 2014.08.26 16:5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예전엔 그렇지 않았지요.
    단지 TV 연예가 중개 등에서 개그맨들 결혼하는 모습이 나오면서,
    결혼식에서 만세삼창하기, 큰절하기 등등 사회자가 주도하는
    이상한 이벤트들이 추가되기 시작했죠.
    저건 전통도 뭣도 아니고 걍 연예인 따라하기식 쌍놈 문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