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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실시간 영국 소식

올림픽 특수없는 런던 시내, 상인들은 한숨만

by 영국품절녀 2012. 8. 1.



이번 런던 올림픽은 제가 시골에 살아서 그런지 올림픽 분위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성화 봉송이 왔을 때야 비로소 "아~ 올림픽을 하긴 하는구나" 라는 것을 느꼈으니까요. 런던에서 1시간 반 떨어진 이 시골 마을은 런던 올림픽이 개막된 이후에도 올림픽 분위기는 전혀 살지 않네요. 집에 인터넷이 안 되어 올림픽 개막식을 보려고 펍에 갔는데, 아무도 보는 이들이 없어 한국인인 저희들이 틀어달라고 할 정도였다니까요.


동네 분위기야 그렇게 치더라도 막상 올림픽이 개막되었어도 하나도 흥이 안나는 것은 매일 터져나오는 오심의 쓰나미때문이 아닐까요? 즐겁고 기뻐야 할 올림픽 때문에 하루하루 스트레스 받고 말도 아니네요. 안 그래도 더운 날씨라고 하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은 이제 5일째인데 벌써 지쳐버리시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됩니다. 오죽하면 오심의 연속 때문에 영국에 대한 이미지까지 나빠졌다는 분들도 많이 계신 것 같으니까요. 저도 영국에 있는 자체가 화가 나고, 차라리 "실패한 올림픽이 되어버려라" 하는 악감정까지 들었으니까요.


저와 같은 마음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희소식(?)일 수도 있겠는데요.

이번 런던 올림픽으로 경제를 살리고자 했던 영국 정부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간 것 처럼 보입니다. 최근 영국 언론 발표로는 런던의 과도한 교통통제와 정체 등으로 런던 시내에 있는 상점들의 매상이 오히려 더 떨어졌다고 하네요. 오히려 지난 여왕 즉위식 때가 더 시끌 벅적하고 상점도 북적북적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 주에 런던 올림픽 방송 센터에 가기 전에도 잠깐 런던 중심의 쇼핑 거리인 옥스포드 서커스 스트리트, 본드 스트리트 등를 둘러 보았는데 일요일 오전이라서 그럴 줄도 있었겠지만 놀라울 정도로 거리가 한산해서 의아했습니다. 대신 올림픽 경기 근처 및 공원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더군요.

 

런던 시내의 오후 12시 30분 경의 모습이에요.

           

현지 언론 인터뷰에 나선 한 상점주인은 불평하기를...

여기엔 여행객은 물론이고, 현지인조차 없다.

모두들 런던 중심으로는 아무도 오지 않으려 한다.

런던너들의 말을 들어보니, 런던 시내에 가면 교통이 혼잡하고 사람들도 너무 많아 아예 나가는 것을 꺼린다고 해요. 또한 저희같이 런던 근처에 사는 사람들 역시 올림픽 때에는 런던 안 가는 게 상책이다 라고 하지요.

 

 

영국 경제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올림픽 기간 동안의 매출 하락에는 개의치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지금 상황으로만 봤을 때에 이번 올림픽은 요즘 시들시들한 영국 경제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것 같네요.

 

BBC에서는 "특수효과 없는 런던 올림픽"의 이유로 두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엄격한 후원기업 보호정책


비후원사에게는 올림픽과 관련된 어떠한 행위도 하지 못하게 하다보니, 상점들도 아예 올림픽 분위기를 내는 것을 포기했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형마트를 가 봐도 올림픽 관련 물건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심지어 동네 빵집에서 베이글로 오륜마크 형상을 만드는 것 조차 금지시켰으니 말을 다 했지요. 그러다 보니 올림픽 분위기도 안 살고, 매출은 매출대로 떨어지네요. 지나치게 엄격하다보니, 런던 시장마저 지금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정신 나간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답니다. 차라리 여왕 60주년 기념식 때에는 모든 상점에서 관련 상품을 준비해 팔다보니, 그 행사가 올림픽 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정말 축제 분위기가 따로 없었거든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가봐도 올림픽 관련 상품들은 거의 보기가 힘드네요.

             
런던 사람들의 소극적인 참여


지난 2002년 월드컵을 돌이켜 보면, 한국 사람들은 모두 같이 경기를 즐기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것 같은데, 런던 사람들은 어떻게하면 올림픽 기간 혼잡함에서 벗어나갈까만 궁리하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올림픽 기간 동안 휴가를 가 버리거나, 아니면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런던 중심가의 경기가 도저히 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만난 런던 사는 한국인은 "시내에는 쇼핑객보다 올림픽 자원봉사 및 관련자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라고 했겠습니다.

 

                  런던 시내에 제일 눈에 띄는 사람들은 경찰, 올림픽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에요.

 

이번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스폰서기업의 상업적 이익을 지나치게 보호하다 보니, 정작 런던의 상업적 이익에는 상당큰 피해를 준 아이러닉한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이야 말로 소탐대실이 아닐까요? 어쨌든 고소하기만 합니다. ㅎㅎ 오늘 드디어 한국과 가봉전 축구보러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갑니다. 우리 함께 대한민국 목청껏 응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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