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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현지인 빵 터진 한국인의 영국영어 따라하기

by 영국품절녀 2013. 4. 11.



안녕하세요? 품절남입니다.
오늘은 그냥 가볍게 어제 있었던 에피소드를 짧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제는 품절녀님의 생일이었습니다. 생일 파티를 위해 근처의 중국 음식점 뷔페를 갔었는데요, 같은 대학에서 유학 중인 형님네 부부와 한국여-영국남 커플도 합류해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희가 간 중국 음식점은 캔터베리에서도 조금 유명한 곳입니다. 음식도 꽤 깔끔하게 나오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습니다. 특히 탕수육(Sweet & Sour Pork)은 한국에서 먹던 것과 가장 비슷하지요. 물론 가격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날에는 가곤 한답니다.

 

이 곳 뷔페는 한국에서 생각하시는 뷔페와 조금 다릅니다. 음식이 이미 마련되어 있어 각자 접시를 들고 자신이 먹을 것을 골라 오는 방식이 아닙니다. 이 곳에서는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하면, 그때 그때 주방에서 요리를 직접 내옵니다. 사실 한국에서 뷔페음식을 먹으면 개인 당 3접시 이상 먹기가 힘든데요, 이 곳에는 접시에 요리로 나오니 일반 음식점에서 먹는 기분이 납니다. 형님네에서 품절녀님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와인까지 한 병 지원사격을 해 주셔서 더욱 감사했지요.

 

어제 축하 파티 자리에는 영국인이 포함되어 있어 대화 소재가 한국인들만 있을 때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자연히 "언어" 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요. 그 영국인은 여자친구에게 진지하게 한국어를 배워서 곧잘 말한다고 합니다. 오히려 말하는 것 보다 읽는 것을 훨씬 더 잘한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런닝맨을 매 주 시청하다보니 한국 문화 및 사람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여자친구 이외의 다른 한국 사람들 앞에서는 한국어를 좀처럼 말하려고 하진 않더군요. 아직은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작년 연말 파티에서도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한국어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오늘 그가 한국어를 무의식 중에 했습니다.

여러 음식을 시키다 보니 이런 저런 중국 요리들이 나왔는데요,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운 요리들도 있었습니다. 고춧가루가 얼핏 보이는 새우 요리였는데요, 그 영국인 여자친구가 먹어 보더니 보기 보다 조금 맵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 친구더러 한 번 먹어보라고 했더니, 대뜸 한다는 말이...

 

안 돼!! 안~돼~~

 

(출처: 구글 이미지)

 

그 영국인 친구로부터 직접 들은 첫 한국 말은 "안돼, 안~돼" 였습니다. 그 말을 듣자 우리 모두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 대화는 언어에 관한 것이 되었는데요, 마침 그 때 이웃 테이블에서도 생일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음식점에서는 "Happy Birthday" 음악을 중국어 및 영어 버전으로 틀어 주더군요. 저희도 같이 박수치고 영어 부분은 따라 불렀지요. 그러다 이 노래는 다양한 한국어 버전이 있는데, 젊은 친구들이 자주 부르는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에 대해 알려주었지요. 제가 그 노래를 영어로 바꿔 말해 주자, 그 영국인은 놀라면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더군요.

 

(출처: 네이버 블로그 케잌만들기단하나구리님이 만든 케이크)

 

한국의 호프집에서는 생일 음악을 틀어달라고 하면 "빰~빰빰빠빰, Congratulation ~" 노래가 나온다는 말도 나왔는데요. 사실 Congratulation은 생일 축하의 의미로는 영미권에서 사용하지 않는 말입니다. 보통 졸업, 취업, 혹은 개인적 성취 등을 축하해 줄 때 Congratulation 이라는 말 입니다.

 

모두들 정신 없이 음식 흡입을 마친 후, 대화 주제는 영국 영어로 넘어갔습니다. 여름에 귀국할 예정인 형수님은 "한국 사람들은 꼭 영국 갔다 온 사람들에게 영국 영어를 해 보라고 한다면서 무슨 말을 하면 좋겠냐?"고 하더라고요. 그 질문에 제가 한 문장을 말해 주었습니다. 발음을 살리기 위해서 한글로 적어 보겠습니다.

잇 다즌트 매터~(It doesn’t matter)

 

만약 미국 영어 발음대로 했다면 "잇 다즌 매러"가 되었겠지요.
보다 정확한 영국인의 발음을 듣기 위해선 다음 동영상을 확인해 보세요.

 

러브 액츄얼리의 한 장면으로, 바쁘시면 1:08부터 보셔도 됩니다. 

 

제가 일부러 몇 번이고 더 말하자 그 영국인 친구는 재미있다는 듯이 얼굴이 빨개지도록 웃겨 죽을라고 합니다. 그의 반응에 탄력 받은 저는 "Posh Accent" 를 흉내내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왕실이나 교양 있는 귀족층에서 쓴다고 하는 Posh Accent 는 일반 영국인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인데요. 그것을 한국 사람이 어설프게 흉내 내니까, 현지인은 듣는 내내 웃겨 죽을라고 했습니다.

 

다음의 영상을 보시면 영국인도 Posh British Accent 를 따라 하는 것이 좀 낯 간지러운 것인가 봅니다. 아마 제가 부산 고향 친구들 만나서 서울 말을 쓸 때마다 그들이 짜증내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ㅎㅎ

 

Posh British Accent 를 따라하면서 계속 웃어요. ㅎㅎ


작년 품절녀님 생일 때에는 저희 부부 둘이서만 식사를 했었는데, 생일파티는 확실히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거운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어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영국인까지 있어 훨씬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 날씨가 다시 꽤 쌀쌀해 졌다고 들었는데요, 영국도 잠깐 따뜻해 지나 했더니 다시 비가 옵니다. 모두들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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