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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입니다.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와 품절녀님은 한 달에 한 두 번, 캔터베리 영어 시험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보통 새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4월부터 7월 사이에는 영어 점수가 급하게 필요한 외국인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시험을 보러 오는 시기이지요특히 6-7월이 되면 거의 매주 오다시피 하는 응시자들까지 있습니다. 얼굴이 서로 익숙해 지다 보니, 헤어질 때 으레 하는 말인 "See you" 혹은 "See you later" 라는 인사말 자체가 가끔은 민망해질 때가 있더군요. 시험장에서 다시 만났다는 것은 결국 원하는 시험 점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니까요.

 

 

작년 이 맘 때 영국에서 진짜 공주님을 만난 사연입니다.

 

시험장에 있다 보면 별의 별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되는데, 그 당시 오전 영어 시험 감독관이 저에게 오늘은 아주 특별한 응시자가 영어 시험을 보러 온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냐고 하니까,

 

글쎄공주님이지

 

저는 농담인 줄 알고 그저 웃기만 했습니다. 지금이야 그 감독관이 농담을 잘 안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때는 그곳에서 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그저 가볍게 넘겼습니다. 만약 제가 그 순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어느 나라 공주인가요?", "이름은 뭐죠?" 등등 물어 봤겠죠.

 

 

그런데 시험 응시자들 중 진짜 공주가 있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공주였죠. 저와 같이 일하던 영국, 일본인들은 모두 공주 얼굴을 보려고 일부러 오전 시험 감독 보조에 자원해서 들어가기도 하더군요. 저는 그때까진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오후가 되니까 조금씩 신경이 쓰였습니다.

 

 

 

 

로얄 웨딩에 참석한 사우디 아라비아 공주 Ameerah

(본문 내용과 무관)

 

 

3시간에 걸친 오전 시험이 끝나고, 대부분 응시자들이 대기실에서 스피킹 시험을 기다렸습니다. 제가 이들을 스피킹 시험장으로 인솔하게 되었는데요, 보통 응시자 번호를 부르고 다시 확인 차 성() 혹은 이름을 다시 한 번 부릅니다. 그때는 발음하기 편한 쪽으로 막 부르곤 하지요. (물론, 요즘이야 대략 감이 생겨 성을 부를 때는 Mr. 혹은 Ms를 붙입니다.)

 

 

그런데 그 공주님의 순번이 되는 순간, 제 머릿속에서는 갑자기

 

~ 공주님한테, 그냥 성()을 막 불러도 되나?

무례하다고 화내는 거 아냐? ㅎㅎ

 

 

다행히 응시자 번호를 말하자, 그녀는 웃으며 “Yes” 라고 하더군요. 속으로 다행이다 그러면서 같은 시간대의 응시자들을 인솔해서 스피킹 시험장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막상 그 곳에 도착하자 그녀의 신분을 아는 영국, 일본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지더군요. 왕실이 있는 나라 출신이어서 그런지 더욱 관심이 있어 보였습니다. 특히 시험장 바로 밖에서 일하는 영국인 친구들은 공주님이 스피킹 시험을 보러 들어가자 문 옆에 찰싹 붙어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주의깊게 듣기까지 했습니다. ㅎㅎ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데, 저와 다시 만났습니다. 제가 웃으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도 갑자기 호기심이 막 생기다 보니 공주님과 말을 한 번이라도 섞어 보고 싶었습니다. ㅎㅎㅎ

 

아까의 제 무례를 용서 해주세요. 공주마마 (Your Highness).

왕족에 맞는 대우를 해드렸어야 했는데요.

 

 

                                                                    

                                                  

                              여성 인권을 주장하는 사우디 공주 (출처: Google Image)

                                                         (본문 내용과 무관)

 

 

그녀는 “No Problem.” 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이런 곳에서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이 더 어색하다고 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보통 사우디 아라비아 여자들이라고 하면 눈만 내보이는 부르카(Burka)를 하고 다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히잡 정도는 하고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했지요. 그런데, 그 공주님은 청바지에 캐주얼 남방을 입고, 약간 짙은 화장까지 한 상태여서 여느 유럽 여학생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가볍게 몇 마디 나눈 후에 그냥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예전에 일부 한국 여자들이 종종 농담으로 "오일 왕자 (아마도 사우디 아라비아 왕자)의 셋째, 넷째 부인이라도 되면 인생 필 것 같다"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정작, 사우디 아라비아 공주님을 만나니 보통 남자도 "오일 공주"를 만나면 "평생 돈 걱정 안하고 팔자 늘어지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상상조차 못했던 것인데, 막상 아라비아 공주님을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ㅎㅎ

 

 

그런데 며칠 후, 문득 그 때 그 사우디 공주님이 생각이 나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이런….

사우디 아라비아에는 등록된 왕족만 무려 3만 명이 넘는다고 하더군요.

 

(것도 여자를 포함한 수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초대 왕의 자녀가 100명이 넘고, 그 자손들도 일부 다처 등으로 인해 기하 급수적으로 왕족의 수가 급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 같은 왕족이라도 서로 얼굴도 잘 알기도 힘들 것이라 생각하니 왠지 속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현재 왕족들의 증가 숫자가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어떤 블로그를 보니 앞으로 20년 내에 왕족들의 수가 최고 지금의 3배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즉 거의 10만 명 가까이 된다는 것이겠지요.

 

 

 

사우디 왕족의 수를 보여주는 사진

(출처: AP)

 

 

 

이 기사를 보고 제가 나름대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오일 왕자 혹은 공주 - 를 만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학 중이나 어학 연수 중 생각보다 쉽게 주변에서 만날 수도 있습니다.

 

2. 왕자, 공주와 친구가 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으며, 장벽이 크게 높지 않습니다.

 

3. 다만 오일 왕족의 배우자가 되고 싶다면, 될 수 있는 한 일찍 결혼하는 편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는 유한하지만, 왕족의 수는 거의 무한하게 늘기 때문이죠. ㅎㅎ

 

 

결국 왕자나 공주와 같은 왕족들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자주 접하기 힘든 사람들, 즉 드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구가 2000만 명인데 반해, 왕족이 3만 명이나 되므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마주칠 수도 있지만, 이들은 부의 규모에서 일반 국민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겠지요.

 

 

실제로 한국에서도 이라는 만화와 드라마가 꽤 인기를 끌기도 했었지요? 저도 예전 역사를 전공하던 학부시절 "영국이나 북유럽국가처럼 한국에도 왕정이 존속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 어떤 결론이 내려졌는지는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글 쓰는 지금도 제 스스로 납득할 만한 결론은 못 내리겠네요. 굳이 그러고 싶지도 않고요.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다만 영국, 일본인 학생들이 사우디 공주에 대한 관심이 그토록 많을 줄은 전혀 몰랐네요. ㅎㅎ 물론 저도 관심이 없진 않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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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국품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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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두빛나무 2013.06.12 09:4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하하....재미있었습니다.
    그런일이 있군요.
    저야 유부녀여서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미혼이신분들은 특히 고려해야할것 같습니다...ㅎㅎ^^

  2. 보헤미안 2013.06.12 10:0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우왕☆ 쿄쿄쿄☆ 실제로 공주님을 보다니요~~
    재미있었겠어요☆ 그런데....왕족 수가 엄청나군요.ㄷㄷ
    예전에 두바이 공주님들 사진이 떠서 본 적이 있는데 정말 그 공주님들 데려가는 남자들은
    국민 도둑놈 되겠더군요☆ 쿄쿄쿄☆

  3.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6.12 10:2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오래전에 캐나다에서 어학연수하던 제 동생이 유학생 중동 오일왕자의 대시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단칼에 거절해서 울며 본국으로 귀환했던 일이 있었답니다.ㅎㅎㅎ
    그래서 그 때 저희 끼리 오일왕자는 흔한거야? 뭐야? 이러며 웃었는데,
    품절남님 글로 속 시원하게 궁금증이 해결되었네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4. 철쭉 2013.06.12 12:3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흥미로운 경험이었겠네요..
    예전에 안동에 온 엘리자베스 여왕이 오신 것처럼^^

    ps)난방-->남방이랍니다 ^^블러그에 자주 올께요

  5. LEA 2013.06.12 15:3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나저나 사진 속의 공주님은 참 예쁘시네요~~~~ㅎㅎㅎ

  6. ㅇㄹ 2013.06.12 15:5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사우디는 일처다부제라 공주가 엄청 많아요. 우리집 필리핀내니가 사우디 공주집에서 애기보다 왔다고 햇어요.
    공주가 18살인데 13번째 부인이라고.... -_-;

  7. 그 옹주랑 공주구분하고 적은건가요? 2013.06.12 17:5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Sheikh 라는건 알겠는데 옹주 공주 구분하는 건 다른나라는 모르니
    적실자손인지 후실자손인지 ???
    이리저리 생각해도 사아드라면
    사우디는 확실하게 거의왕족 맞죠 문제는 이런저런 토호도 있으니
    뭐 두바이도 국왕이 아니라 7부족의 토후들?정합국이라 정확히는 king 王이라고 하긴 보다 왕아래 토후 그러니까 영어로 ruler지배자 뭐 그냥 웃자고 공주님 비아냥때는 공주가 아니라 진짜공주인지 궁금하네요

  8. 부레옥잠 2013.06.12 19:3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주가 부르카나 히잡 착용을 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다 드러내보이고 다니는 점이 흥미롭네요.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국가 중에서도 특히 엄격해서 여자는 외국인이더라도 공항에 발 들여놓는 순간부터 머리카락을 가려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죠ㅎㅎ 해외 생활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자 분들 중에 히잡 쓰지 않고 연애도 자유분방하게 하는 분들을 더러 보긴 했지만 그래도 사진에서처럼 저렇게 뉴스에 나올 정도 지위의 공주면 항상 착용해야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나라 밖이면 그래도 허용이 되나봐요^^

  9. 딴죽걸이 2013.06.13 08:0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무리 공주 라도.. 남성 중심인 사우디에서...... 또...... 그런 공주의 지위가 얼마나 갈련진 모르겠습니다만..

    빨리 좋은넘 만나 시집가서 최대한 사우디의 영향력안에서 벗어나는게 좋을듯 하네요

    역시 이쁜마누라?ㅎㅎ 들이 많으니 사우디 자제들은 잘생기고이쁘군요 ㅎ

  10. 차칸앙마 2013.06.13 08: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예전에 지인 소개로 어떤 스님을 알게됐는데
    제가 전생에 아주아주 귀한 신분이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런가부다 그냥 지나쳤는데...

    그후 지리산에서 도인을 모시고 참선 공부를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도인이 그러시더군요.
    저는 전생에 중국의 황제였고 그 전전생들 역시도 여러 나라의 황제를 해왔다구요.

    머~~ 전생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실은 거지같이 사네요 ^^

    황제든 공주든 평민이든
    하늘 입장에선 똑같은 인간일 뿐이죠.
    신분을 구분하고 높낮이를 정하는 건 인간뿐이요.

  11. 산위의 풍경 2013.06.13 11:1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자손이 그렇게나 많은거였군요.ㅎㅎ
    공주님이 너무 흔해지는건가요?ㅎㅎ
    잘 보고갑니다.

  12. 해피선샤인 2013.06.13 16:0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ㅎㅎ 멋있는 분이네요~

  13. fddd 2013.06.14 20:3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특이하네요 제가 알기로는 사우디여자들 눈만 내놓는 아바야 입고다니던데 공주가 저런옷을입다니??

  14. ejooin 2013.06.24 17:4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직접 보신 공주도 저렇게 예뻤나요? ㅎㅎ 아랍 미인들이 상당하다는 건 알지만 저 공주는 특히나 이쁘네요...
    문득 예전에 올림픽 태권도 대표선수였던 두바이 공주도 생각나네요 ㅎㅎ
    영국 가서 사우디 공주와 친구가 되는 것도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