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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아일랜드 시골 처녀, 한국 고구마에 푹 빠져

by 영국품절녀 2013. 11. 13.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고구마" 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얼마 전에 영어 강사인 지인으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인의 동료 중에는 아일랜드 시골 출신의 강사가 있어요, 아일랜드에서 박사까지 받은 재원이라고 해요. 그녀의 아일랜드 친구들이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자신도 무척 와보고 싶었다고 해요.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딱 1년만 살다 오겠다고 약속하고 한국에 왔지요. 하지만 한국 남자와 사랑에 빠져서 현재 2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고 하네요. ㅎㅎ

 

어느 날 한국인 강사가 고구마를 간식으로 가져와서 동료인 아일랜드 강사에게 먹어 보라고 줬는데요, 그 이후부터 그녀는 "한국 고구마" 에 푹 빠진 겁니다. 특히 호박 고구마를 무척 좋아한다고 해요.

 

 

영국에서 구입한 밤 고구마

 

아일랜드 시골 처녀는 한국에서 고구마를 처음 먹어 봤다고 하더래요. 즉 아일랜드에서는 고구마를 먹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아일랜드도 마찬가지겠지만, 영국 대형 마트에서는 "고구마"(Sweet potatoes) 를 팔긴 하지만, 속이 핑크색인 맛 없는 호박 고구마랍니다. 종종 일부 마트에서는 속이 하얀 밤 고구마를 팔긴 하지만요, 그리 흔치는 않습니다.  

 

 

 

맛이 없는 영국 고구마

그녀는 처음 고구마라는 것을 먹어 봤으니 당연히 고구마를 어떻게 조리하는지도 몰랐지요. 만약 오븐이 있었다면, 오븐으로 굽겠지만요. 고구마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는데, 맛이 없었다고 했다네요. ㅎㅎ 지인은 그녀에게 고구마를 물로 찌는 방법을 알려주고, 가끔 고구마를 쪄서 선물로 주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한국에서 제일 맛있는 것이 고구마라고 할 정도랍니다. ㅎㅎ  

 

 

오븐에 넣으면 군고구마로 변신~

 

저 역시도 그녀의 말에 동감합니다. 한국에서 먹었던 맛있는 고구마의 맛이 요즘에 다시 생각나기 시작했어요. 저는 영국에 오기 전까지 시댁에서 시할머님이 보내주신 고구마를 매일 쪄서 먹었거든요. 작년에는 채소 가게에서 약 10kg 정도의 고구마 한 상자를 사서 찌고, 굽는 등 다양하게 고구마를 먹었었지요. 올해해는 그 가게에 가봤는데, 맛없는 영국 고구마만 팔고 있네요. ㅠㅠ

 

 

아무래도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단연 감자를 선호합니다. 감자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조리 방법 및 음식에 따라서 감자의 종류 및 크기도 다양하고요. 감자를 이용한 요리법도 어머어마하답니다. 또한 주변 한국인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보니, 영국 감자가 확실히 한국 감자보다는 달고 맛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국 고구마는 종류도 없거니와 아주 맛없다는 것....

 

(source)

로스트 감자 (Roast Potatoes)

 

제가 흥미로웠던 것은, 아일랜드인이 고구마를 맛있게 먹는다는 거에요. 

제가 지금까지 만난 아일랜드 출신들은 자국 감자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항상 "아이리쉬 감자는 세계 최고다"  라고 하면서 감자 사랑이 대단합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아일랜드인들도 주식이 감자일 것 같은데요. 우리가 영국에서 밥을 찾는 것처럼, 그녀도 한국에서 감자를 찾을 줄 알았는데... 그녀의 주식인 감자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맛있는 호박 고구마만 먹는다고 하네요. ㅎㅎ

 

제가 실제로 아일랜드 시골 여행 중 골웨이 펍에서 먹었던 감자 요리는 잊을 수가 없어요.

아일랜드 감자의 맛은 조미료, 향 등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완전 순수한 자연의 맛 자체인데 얼마나 담백하고 맛있던지.. 지금까지 그런 감자의 맛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인에게 고구마는 김치랑 먹어야 제 맛이라고 알려 주라고 했는데... 김치는 매워서 안 좋아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채식주의자라서 먹는 것들을 엄청 따진다고 하던데요, 고구마는 입에 맞았나 보네요. ㅎㅎ

 

저처럼 한국에서는 잘 먹지도 않던 감자를 영국에 와서 맛있게 많이 먹는 것처럼, 아일랜드인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자국에서는 먹어 보지도 못한 고구마를 한국에서는 이렇게 맛있게 자주 먹고 있으니 말이에요. 저도 한국 고구마가 무척 먹고 싶습니다. 여기에서도 밤 고구마를 먹을 수는 있지만, 한국에서 먹는 그 맛이 느껴지지는 않네요.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방안에 가족들끼리 둘러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면서 뜨끈뜨끈한 군고구마에 잘 익은 김치나 동치미를 함께 곁들여 먹어야 제 맛인데 말이에요. 외국에 살면 이런 소소한 일상이 그립기만 하네요. 뭐니뭐니해도 한국 고구마가 제일 맛있습니다. ^^ 이제부터 저도 유럽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할까 봐요. "세계에서 고구마는 한국이 최고다"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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