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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영국 호스텔에서 만난 유럽인의 모습, 당혹

by 영국품절녀 2013. 1. 12.



영국에 살면서 저는 개인적인 편견 및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에는 상당히 당혹감을 느끼면서 여전히 이해 하기가 어렵긴 마찬가지 입니다. 작년 여름 여자 둘이서 에딘버러 여행을 했을 때의 일입니다. 저희는 갑작스럽게 정한 여행이었고, 그 당시 성수기 때라 숙박을 잡는 것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방값이 너무 비싸 10인실을 예약했었답니다.

다행히도 5성급 호스텔답게 방, 욕실 등 상태가 청결했습니다. (호스텔 후기는 나중에 포스팅 할게요.)

 

에딘버러 도착 다음 날, 아침 일찍 투어를 예약해 놓았기에, 저희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10시간 넘는장거리 버스 여행과 하루 종일 시내를 걸어 다닌 탓에 많이 피곤하더라고요.

 

 

주변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같은 방에 배정된 일부 유럽 출신 젊은이들로부터 황당한 일들을 많이 경험했다고 하더라고요. 저의 경우에도 처음 경험했던 호스텔의 기억이 상당히 좋지 않아 그 후로부터 호스텔에서 묵은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베니스의 한 호스텔에서 머문 적이 있었는데요, 옆 방의 유럽 출신 젊은이들이 밤새 너무 시끄럽게 놀아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상태로 욕실에 들어갔는데 샤워 시설까지 최악이라 기분이 상당히 나빴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떤 한국 남학생은 호스텔에서 스페인 출신의 남자 둘과 함께 방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들은 동성 커플이었대요. 그 둘은 큰 천으로 가려 놓고 한 침대를 쓰더랍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남학생은 속으로 "왜 하필~~" 이런 당혹스러움과 함께 어떠한 소음도 듣고 싶지 않아 일부러 잠자리에 일찍 들면서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잤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그들과 마주치지 않게 새벽에 일어나서 조용히 퇴실해야겠다' 라고 마음 속으로 다짐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하네요.

 

그 다음날 새벽, 그 한국 남학생은 빨리 퇴실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는데..

오 마이 갓~~

그 둘은 아무렇지 않게 맨 몸으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방을 돌아다니고 있더랍니다. 자신과 눈이 마주쳤는데도, 그들은 전혀 당황하는 표정도 없었다고 해요. 반면 한국 남학생은 바로 시선을 피하고 땅만 쳐다봤다는.....  그리고는 그냥 짐을 챙겨서 바로 그 방을 나와 버렸다고 해요.

 

                         호스텔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이렇게 생겼어요. (출처: Google Image)

 

저는 호스텔에 좋지 않은 기억으로 인해, 무척 걱정을 했지만, 운이 좋게도 저희가 머문 10인실에는 모두들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조용히 행동하는 탓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또한 다들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불도 일찍 끈 상태였지요. 깨끗하고 편리한 호스텔과 매너 있는 여행객들을 만난 저희는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일찍 잠을 잔 탓인지, 새벽에 눈이 잠깐  깼습니다. 옆에서 한 남자가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방 내부가 컴컴해서 잘 보이지도 않았고, 크게 신경쓰이지 않아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씻으러 가는 도중에 옆에 침대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허걱~~


온 몸에 털로 가득한 몸집이 거대한 남자가 팬티만 입고 자고 있는 거에요. (이불을 덮지 않은채)

(유럽 남자들이 털이 많은 것을 알았지만, 그렇게 많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전에 미수다에 출연한 유럽 출신 여자들이 털이 별로 없는 한국 남자들이 좋다는 말이 새삼 이해가 되더라니까요.)

 

                             어머나~~ 당혹스러워~~ 하면서 또 볼 건 다 본다는... ㅎㅎ  (출처: 구글 이미지)

 

거기다가 2층 침대에서 잔 동생은 새벽에 너무 깜짝 놀라는 일이 있었다고 했어요. 새벽에 잠이 안 와 침대 옆에 있는 개인 램프를 켰는데, 맞은 편 2층 침대에서 자고 있는 남자의 맨 몸이 눈에 확~ 들어오더랍니다. 물론 하의 속옷은 입고 있었지만요. 그 모습에 놀라 반대 편으로 몸을 확~ 돌렸다고 하네요.

 

그녀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서 투덜거렸어요.

아니, 혼자 자는 방도 아니고 10명이나 자는 곳에서

왜 남자들이 다 벗고 자는 거야~~

8명 여자가 머문 10인실에서 단지 2명의 남자는 달랑 팬티 한장만 걸치고 있었던 거에요. (하필 둘 다 왜 이불도 안 덮고 자는지...) 물론 여자들은 대부분 나시티와 반바지 혹은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있었어요.

 

저의 이런 사연에 영국 대학 기숙사에서 사는 일부 한국 유학생들이 그러더라고요. 종종 밤 중에 화재 알람이 울리면 기숙사 밖으로 나와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 밖으로 나오는 대부분의 유럽 출신 학생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정말 속옷 차림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그저 가볍게 달랑 속옷만 입고 자나 봅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요. 그들은 속옷 차림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에 대해 별로 신경을 안 쓰나 봅니다. 비록 화재 알람이 갑자기 울렸다고는 하지만, 간단하게 몸을 가릴 겉옷 정도는 가지고 나올 수 있을 텐데요. 그것도 문화와 개인 차이인가 봅니다.

 

아무것도 입지 않고 수면하는 것이 건강에는 좋다고 들었는데요, 가족과 사는 집 혹은 혼자 자는 방 및 기숙사에서야 다 벗고 자던 말던 누가 뭐라 하겠나요? 다만, 여행지 숙박업소에서 남을 배려하지 않고 누드로 다닌다든지, 달랑 속옷 한 장만 입고 자는 그들의 모습은 한국인인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이것도 동서양의 문화 차이라면, 그냥 제가 익숙해져야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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