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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엄마, 내는 영국말 몬한다 아이가

by 코니팀장 영국품절녀 2018. 3. 25.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요. 얼마 전에 친구 집에 갔다가 경험한 짤막한 에피소드를 경험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부산에서 자라서 부산사람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만 사실 부산에서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태어난 곳은 경기도 안양이며 초등학교 입학은 서울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부산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처음 학교 갔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기억합니다. 충격 받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친구들의 말을 거의 알아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빠르고, 생소한 단어, 그리고 강한 억양 등등 이제 막 9살이 된 꼬마에게 부산은 굉장히 낯선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 방언을 하게 되었지요. 재미있는 것은 저의 전학으로 충격 받은 친구들도 몇 명 있었다는 점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고, 이후 초중고를 같이 다닌 친구와 고등학교 졸업 후 약 10년만에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재미있는 말을 합니다.

 

그 친구는 제가 말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집에서 가서 어머니한테 말하기를..

"엄~, 우리 반에 서울에서 전학 온 애가 있는데, 텔레비랑 말 똑같다."

 

그 때를 생각해 보면 그럴만했던 것 같습니다. 2학년 담임선생님은 특별한 방법으로 저를 사랑(?)했습니다. 틈만 나면 저에게 일어서서 책을 읽어 보라고 했었네요. 하하~~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를 집에 한 번 데리고 왔는데, 아버지께서 보시고 “XX, 앞으로 저 애와 친하게 지내거라 그러시더군요. 그 후로 싸움 한 번 안하고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서로 종종 연락하면 친하게 지냅니다. 참 오랜 인연이지요.

최근 제가 부산에 볼 일이 있어 그 친구 직장까지 찾아갔습니다. 그러다 같이 그 친구 집에 잠깐 들르게 되었는데, 마침 그 친구 어머니, 아내, 딸까지 다 있었습니다. 친구 어머니께서는 저를 보시고 너무 좋아하셨고, 저도 반가워서 인사를 한참 했는데, 오늘의 에피소드는 이 때 일어났습니다.

친구의 아내는 현직 의사이자 자녀들의 공부에 무~척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영국 가기 전부터 상당히 관심을 보이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친구 어머니와 인사를 막 마친 제 앞에 7살 난 딸을 데리고 서 있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

 

"니 빨리 영국말로 인사 해 봐라"

애는 낯선지 쭈뼛쭈뼛 합니다.

빨리 해~봐~~” 그러자 그 딸이 답합니다.

"엄마~ 내는 미국말은 알아도 영국말은 몬한다 아이가~"

 

(출처: Google.com)

 

그러다 겨우 "Nice to meet you" 라고 입을 땝니다. 그리고 "My name is ~~~" 이라고 합니다.

저도 웃으며 영어로 대답해 주었지요. 친구 아내는 제 딸 아이에 대해 물으면서

"집에서 영어로 하지요?" "영어 억수로 잘 하겠네요."

 

참고로 제 딸은 (영어를 알기 전까지는) 집에서 영어를 하면 무척 싫어했어요.

자꾸 저희 아버지께서 아이 영어 교육은 너희들이 시키는 것이 어떻겠냐며 집에서 영어를 사용하라고 그러셔서 그냥 장난 삼아 한번 해 봤더니 딸의 반응은?

"아빠, 왜 노래해요?" 그러더라고요. 그게 영어인지는 모르니까 노래하는 것처럼 들렸나봅니다. 그 후에도 영어로 된 책을 엄마가 읽어주려고 하면 바로 덮더라고요. 그런데 작년부터 원에서 영어를 배운 후로부터는 큰 거부 반응 없이 영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합니다.

 

친구와 저, 그렇게 둘이 저녁 먹으로 근처 식당을 찾아 가면서 친구가 어이없어 말합니다.

"한국 사람한테 말라고 영어로 인사를 시키노?"

그 친구가 보기에도 황당했나 봅니다.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그렇게 오랫동안 회포를 풀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꽤 오래 전 일입니다만, 초등학교 2~4학년까지 3년과 중학교 1년 동안 같은 반을 했었고,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다 보니 이야기는 끝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둘 다 나이 먹고 아이도 있다 보니 자식 얘기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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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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