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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영국 품절녀??

영국에서 해병대 간 현빈앓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주책 바가지 아줌마~

by 영국품절녀 2011. 4. 12.


난 현빈이라는 연예인을 좋아하기 보다는 어쩌면 현빈이 연기했던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난 현빈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니까. 물론 외형적으로 보이는 얼굴 생김새와 그의 큰 키와 몸매가 좋기는 하다. ㅋㅋ (주책이죠?)
작위적이라고 해도 상관없지만, 나의 힘든 영국 생활과 현빈이 출연한 세 개의 드라마는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긴 했지만 말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 - 2005년 처음으로 영국에 나 홀로 입성 시 낯선 영국 생활에서 힘이 되준 드라마~



                                                  (출처: MBC 내 이름은 김삼순 홈페이지)

나의 현빈앓이가 시작된 것은 바야흐로 2005년 여름에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중간에 난 영국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났다. 부모님의 품을 처음 떠나 영국에 온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던 것 같다. 나이도 20대 중반이 된 여자가 낯선 나라에 조그마한 기숙사 방에 들어 오자마자 침대에 앉아 내가 무슨 영광을 보려고 이 나이에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후회가 갑자기 밀려오면서 울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난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비행기 연착으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6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새벽 1시가 넘어 영국 브리스톨 공항에 도착하여, 쌀쌀 맞은 공항 직원의 도움을 받아 근처 호텔에서 묵고 다음 날 택시 타고 기숙사에 도착했는데, 도착 하자마자 기숙사 직원이 지도 한 장 달랑 주면서 어학원으로 가라는 말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버스 타고 학원 도착해서, 반 배정받고, OT하고 귀가 한 후 벌어진 상황)

 

한국 사람이라면 달랑 동생뻘 되는 어린 남학생 하나뿐인 어학원에서 수업이 끝나면 부리나케 집에 와서 나를 달래준 드라마가 내 이름은 김삼순이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난 어학 연수 수업과 그 곳의 삶을 조금씩 적응해 나갔던 것 같다. 그 때 본 장면 중 찜질방에서 양머리를 한 배우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함께 살고 있던 나의 일본인 친구들에게 양머리를 만드는 방법을 전수해 주고, 밤마다 잠옷을 입고, 양머리를 하고 와인을 마시며 여자들의 수다는 계속 되었다. 역시 국적을 불문하고 여자들의 수다 내용은 지금까지 만난 남자 이야기~~ ㅋㅋ


                                                (출처: http://blog.naver.com/iloveshiny

그러면서 그 때 현빈이라는 배우를 처음 알게 되었고, 어쩜 그렇게 싸가지 없는 연기를 잘하면서도, 멋있고 귀여울까를 연발하면서 현빈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학연수, 석사까지 너무도 바쁜 일정에 치여 한국 드라마하고는 잠시 이별을 고했다.


 

시크릿 가든 - 2010년 영국 귀양시절과 함께 찾아온 영국의 horrible 겨울 기간에 한 줄기 빛이 되었던 드라마~


결혼 후 다시 온 영국에서 으스스한 겨울 날씨와 일조량이 모자라 기분을 다운시키는 날에 단 한 줄기의 빛이었던 드라마는 바로 2011년 현빈 주연의 시크릿 가든이었다. 시작 전에 인터넷으로 먼저 소개된 드라마 기사를 읽고 , 녀가 뒤바뀐다는 설정에 재미있겠다라는 생각현빈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볼까? 말까?’를 고심했다. 왜냐하면, 드라마를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결말이 궁금해 끝까지 봐야 하는 드라마의 중독성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래서 고심 후 보지 않기로 결정을 하고, 시크릿 가든은 1,2편이 방영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출처: SBS 시크릿 가든 홈페이지)

그 후 인터넷에는 너무나 많은 호평의 기사로 넘치는 것이다. 신랑도 거들면서 그 드라마 재미있나 봐이렇게 나의 호기심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백지영의 그 여자”, “그 남자 OST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시크릿 가든의 1편을 막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단숨에 1,2편을 본 나는 드라마는 혼자 보는 것보다, 함께 보거나 서로 공유를 해야 제 맛이라는 생각에 주변의 한국 친구들에게 같이 보기를 권했다. 나로 인해 본 사람은 3. 그 중에 한 명은 우리 집에서 함께 보기도 하고, 다 본 후 전화로 수다를 떨기도 하면서 다음 줄거리에 대한 예측과 궁금증으로 매 주 수요일만 기다렸던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울 신랑이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질 않아 함께 못 본 것이 아쉬움으로 항상 남는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주변의 한국 친구들에게도 모자라서 중국, 홍콩 친구들에게까지 이 드라마를 홍보하고 나섰다. ㅋㅋ 약 몇 달 동안 현빈이 부른 그 남자를 들으면서 살았던 것 같다.

 

     그들이 사는 세상 - 2011년 봄, 지겨워진 영국 생활에 웃고 울 수 있는 현실적인 드라마가 절실히 필요할 때~


시크릿 가든이 끝나고, 현빈은 군대를 갔다. 귀신도 때려잡는다는 해병대로~~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영국의 삶이 나에게 지독한 피로를 가져다 주었다. 아무 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과 함께 먹기도 싫고, 말하기도 싫은 나날이 계속 되었다.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갑자기 내 눈에 들어온 것이 현빈과 송혜교가 서로 사귀도록 맺어준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었다. 처음에는 현빈이나 보면서 기분 up 시켜야지라는 생각에 보게 된 드라마였다. 16편을 모두 소파 의자에 앉아 꿈적도 하지 않고 삼일 동안 난 너무나 현실적인 대사와 배우들의 삶에 대한 진지한 감정에 몰입하여 울다가 웃다가 내 감정을 꾸밈없이 다 표현하는 시간이 되었다. 울 신랑이 이 철없는 마누라야라는 눈빛에도 꿋꿋이 이겨내면서 말이다. ㅋㅋ

                                                (출처: KBS 그들이 사는 세상 홈페이지)

이 드라마는 한 편 한 편이 소제목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이끌어 가고 있다. 제목처럼 그들이 사는 세상 이야기를 여느 드라마처럼 이쁘게 포장해서 보여주기 보다는 실제보다 더 사실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마지막 16편의 소 제목인 드라마처럼 살아라” 를 보는 내내 캐릭터들의 살아가는 모습에 너무 많은 공감을 하며, 어쩔 때는 내가 그 사람이 된 것처럼 너무 몰두하여 보기도 했다.

 
현빈 드라마 폐인 모드~

지훈(현빈 역)과 준영(송혜교 역)이 서로 오해하고 싸우면서 이별, 재회를 이어가는 장면을 보고, 내가 전에 만났던 남자들의 연애 시절 및 안부가 궁금해짐.

 

지훈, 준영의 연애를 보면서, 영국에서 만나 석사 선후배인 울 신랑과의 만남을 상기시켰다. 지훈이 준영이 집에 와서 청소, 식사, 설거지 등등 다 챙겨주는 모습에서 신랑 왈현빈이랑 나랑 똑같네?” 하는 울 신랑이랑 왜 이렇게 닮았는지.. 완전 내가 송혜교, 신랑이 현빈이라는 생각에 완전 그 배역에 몰두하면서 보았다. 그러면서 신랑한테 선배라고 부르기도 함. ㅋㅋ 준영이 지훈에게 선배라고 부르는 것을 따라해 봄.

 

지훈의 부모님들이 지훈에게 스티로폼 박스에 먹을 거리를 잔뜩 넣어 보내 준 소포 꾸러미를 보며, 시부모님이 몇 주 전에 우리에게 보내 주신 음식 박스가 생각이 나서 눈이 퉁퉁 붇도록 울기도 했고, 지훈이 부모님의 쓸쓸한 뒤 모습에 갑자기 우리 엄마, 아빠가 생각이 나, 너무 보고 싶어,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16편을 보는 동안, 혼자 울고, 웃고, 추억에 젖어 보낸 이 소중한 시간이 나를 다시 일어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비록 난 소파에 앉아 이 드라마를 봤지만, 내 기분은 꼭 과거로의 여행을 하고 온 느낌이다. 너무 현빈만 보고 해 벌어지게 웃던 내가 울 신랑에게 좀 미안한 맘이 들어서였을까? 신랑한테 현빈을 너무 많이 보다 보니, 이제는 신랑이 보고 싶네..” 그러면서 뽀뽀를 막 해줬다. ^^ 자신이 아닌 현빈에게 잠시 넑이 빠졌던 마누라를 이해한다고는 하면서도, 현빈이 자신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귀여운 울 신랑한테 고맙다.  신기하게도 현빈 주연의 세 편의 드라마는 나의 지친 영국 생활에 활력소를 가져다 주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난 현빈이 연기했던 돈 많고, 싸가지 없는 캐릭터도 물론 좋아했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 에서 드라마 PD역에서 꾸밈없이 사람냄새 나는 정말 주변에 있음직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현빈이 훨씬 좋았다.

 

                                                               (출처: KBS 그들이 사는 세상 홈페이지)

                       

이제 당분간 현빈이 나오는 드라마를 못 보겠지만, 울 신랑이 드라마 "친구"에서 현빈이 아주 멋있게 나온다는 정보를 또 알려줘서, 나중에 또 어떤 계기로 그 드라마를 또 볼 지 궁금해진다. 해병대를 건강하게 제대하여 훨씬 멋있어진 현빈을 기대해 본다~

                                           완전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나요? 현빈은 어쩜 군대에서도 화보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