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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유럽 한류

영국 대학에서 한국 예비역의 본능, 순간 폭발

by 영국품절녀 2012. 2. 14.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라는 말이 있지만, 영국에서는 한국인들의 독특한 행동 방식이 통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남학생의 에피소드를 통해 말씀 드릴까 합니다. 

아직도 한국 대학 강의 시간에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에는 보통 예비역 선배들은 제대 후에 아주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즉, 열공 모드로 강의에 임하지요. 그런데, 강의 시간에 본 (제대한 지 얼마 안 되는) 예비역 선배들에게는 독특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제대하자마자 금방 사회에 적응하는 예비역들도 있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예를 들어, 선배들은 교수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예" 라고 크고 짧게 대답을 합니다. 가끔 저는 예비역 오빠들끼리 줄줄이 앉아 장난삼아 일제히 교수님의 말씀에 대답하는 재미에 수업을 듣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 당시를 떠올려 보면, 선배들이 그렇게 짧고 굵게 대답을 하면 일부 후배들은 까르르 웃거나, 예비역 티 팍팍~ 낸다고 싫어했던 친구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한국 남학생이 영국 대학원 수업 시간에 한국 예비역 본능을 발동시킨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영국 교수가 강의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문구를 날릴 때마다 "Yep"을 크고 짧게 외쳤답니다. 그랬더니 주변 친구들은 신기한 듯 그를 쳐다보다가 웃음이 여기저기에서 빵~ 터졌다고 해요. 보통 영국 대학의 강의 시간에는 교수가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은 자유롭고 평상시 대화처럼 대답을 하긴 하지만요, 갓 제대한 예비역 복학생들처럼 그렇게 대답을 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영국 교수가 한국 학생의 짧고 큰 대답 소리를 엄청 좋아했다는 겁니다.
그 이후로도 그 교수는 유독 한국 학생에게 질문을 많이 했고, 그 친구는 연신 "YEP"으로 크게 대답한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한국 예비역의 본능이 영국 대학에서도 통하나 봅니다.
단, 사람따라 상황따라 다를 수 있으니 무조건 따라하지는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