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잘 한다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거침없이 회화하고, 문제 없이 BBC를 듣고 이해하고, 영어 서적을 술술 읽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솔직히 이 정도 레벨이 되면 현지인이나 다름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조금 만 더 생각해 보면 현지인 만큼 그 곳 언어를 한다는 것은 현지인 만큼의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일치감치 조기 유학도 오는 거겠지요. 제 주변을 봐도 확실히 어렸을 때 이곳에 온 한국 학생들의 영어는 현지인과 다름이 없습니다. 솔직히 그들이 유창한 영어를 하는 것을 보면 많이 부러워요.
그런데 이런 학생들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 한국어가 제대로 안 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한국어 말하기는 어느 정도 가능해도 신문이나 책을 읽어도 문맥을 이해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한국어 작문은 말 할 것도 없지요. 즉 한국어 공부를 멈추는 순간 한국어 수준도 딱 그 정도에서 멈추게 됩니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울 시간에 영국에서 영어를 배웠기 때문이겠지요. 사실상, 고작 1년의 어학연수나 2~3년의 대학원 과정을 통해 현지인만큼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너 영어 엄청 잘 하겠다." , "너 이제 BBC는 다 알아 들어?", "한 번 영어 해봐?" 막 이러는 거지요.
영국 석박사 학위 (2-3년동안)를 받았다고 해서 영어를 완전 유창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 이미지)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대학원 과정(석박사)은 어학연수 코스가 아닙니다. 영어로 수업하고 영문 서적을 읽고 영어로 에세이 및 논문을 쓰지만, 영어는 어디까지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지요. 따라서 대학원 과정 중에 향상되는 언어는 자기의 전공분야에 한정되기 마련입니다. 차라리 어학연수 때 수업시간 중 이런저런 표현을 연습하는 것이 회화 연습은 더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유학 – 석 박사과정 -을 갔다 온 사람들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기대는 영어를 통달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일본이나 중국에 유학한 사람들의 경우는 조금 다른 얘기일 것 같네요. 울 신랑도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갔었다고 하는데, 일본어는 한국어와 기본구조가 같기 때문에 습득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 하면 할수록 외국어 실력은 당연히 늡니다. 늘지 않는 것이 이상하죠. 그런데 학위과정 2~3년으로 전반적인 영어 실력을 부쩍 늘리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 같습니다. 학위 과정의 목적은 학위 습득이지 어학공부가 아니니까요. 울 신랑만 봐도 자신의 전공인 정치 관련 TV뉴스는 별 문제 없이 이해하며, 전공 분야에 관해서는 영어로 아주 유창하게 막 이야기하지만, 막상 TV 드라마는 잘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차라리 영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 것이 일상회화를 늘리는데 좋겠다”라고 하더군요. 대학원 과정을 통해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전공공부 및 영어공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것이 될 것 같아요. 두 가지가 그렇게 동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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