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장 큰 명절 중에 하나인 추석 전 후로 한국 여자들의 명절 증후군에 관한 기사와 블로그 글들이 대량 유입됩니다.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토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요. 그리고 그 내용도 들여다 보면, 재탕, 삼탕 항상 똑같을 정도로 시대는 변하건만 다를 바가 없지요.
이제 9월 말부터 영국인들에게도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 준비가 시작 될 예정입니다.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준비가 엄청 시끌법적하게 이루어집니다. 작년에 영국 크리스마스를 지내보니 이미 11월부터 많은 상점에는 크리스마스 장식 및 선물로,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지지만, 이곳 캔터베리에서는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와 예배 등의 프로그램은 이미 각종 인쇄물을 통해 홍보되고 있답니다. 이처럼 영국에서는 9월부터 크리스마스 준비가 시작됨을 알 수 가 있지요.
영국은 크리스마스 만큼은 멀리 사는 자녀들도 부모님을 뵙기 위해 부모님 댁으로 가기도 하고, 반대로 부모님들이 자녀 집으로 가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고 오기도 한 답니다. 영국 크리스마스는 가족들끼리 집에서 보내는 그런 명절이므로,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상점 및 레스토랑은 문도 열지 않으며, 시내 및 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을 정도로 조용합니다.
분명, 가족들끼리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보내려면 누군가는 명절 준비를 해야 할 텐데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아줌마들 역시 명절 증후군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출처: http://www.comedy.co.uk/guide/tv/the_grumpy_guide_to/episodes/2009/1/)
영국 중년 여성들은 왜 명절(크리스마스)이 괴로울까요?
한국이나 영국이나 명절 준비를 위해서는 일단 돈이 많이 듭니다. 영국 아줌마들은 크리스마스 준비를 위한 쇼핑 리스트를 작성하여 쇼핑을 해야 하지요. 영국 사람들은 자녀들, 부모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카드를 준비 합니다. (한국도 자녀들에게 세뱃돈 부담이 있듯이요) 그리고 집 안팎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꼭 합니다. 마지막으로 몇 일 함께 지내는 가족 및 친지들이 먹을 음식 재료를 사야 합니다. 이처럼 크리스마스 준비를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영국 아줌마들은 각 종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크리스마스 준비 가이드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그것들이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고 하는 군요. 사람들로 가득 붐비는 상점에서 쇼핑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불평합니다. 선물을 고르는 스트레스부터 계산을 위한 긴 기다림, 선물 포장 및 크리스마스 카드 작성까지요. 또한 가족들이 오기 전에 집안 청소와 크리스마스 장식도 해야 하며, 가족들이 다들 떠나면 또 청소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크리스마스 음식을 하는 것이 힘들고 정말 싫다면서 Cooking, Cooking, Cooking!! 이렇게 세 번이나 절규하듯이 외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크리스마스 기간에 남자들은 정말 쓸모 없다고 하더군요. (한국과 비슷한 것 같아요.)
영국 크리스마스 메뉴를 보면, 고 칼로리 음식들이 많습니다. 제가 아는 영국 아줌마 및 할머니들도 크리스마스 전 후로 단 것 섭취를 절제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단 음식들을 먹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네요. 한국 여자들도 명절 음식이 대부분 칼로리가 높은 편이라서 명절이 지난 후에는 다들 다이어트에 돌입하곤 하잖아요.
이처럼, 영국 아줌마들의 명절 증후군도 상당한 것 같아요. (물론 가정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지 만요)
이들의 공통된 불만은 "왜 하루(크리스마스)를 위해 몇 달전부터 이토록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지 모르겠다" 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떤 분은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명절 준비로 해방되기 위해 크리스마스에 여행을 가버렸으면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프로그램을 보면 중년 남자들 역시 크리스마스 기간이 싫다고 하는 군요. 매년 돌아오는 크리스마스마다 똑같은 크리스마스 음식, 선물, 카드 등 왜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하면서요. 어쩌면, 가장 큰 이유로 크리스마스 준비 스트레스로 인해 아내들의 짜증을 받아줘야 해서 그런 게 아닐까 추측 해 봅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영국 아줌마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바로 bloody (빌어먹을, 지랄같은) 라는 영국의 속어 였답니다. 분명 명절 증후군은 영국, 한국 아줌마들이 피할 수 없는 공통점 인가 봅니다.
'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 영국 명절과 기념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인의 결혼 기념일, 로맨틱한 이유 (40) | 2012.01.28 |
---|---|
영국에서의 크리스마스, 정작 한국인은 외롭다!!!! (19) | 2011.12.19 |
설레발치는 영국인의 크리스마스 준비, 못말려 (14) | 2011.12.17 |
한국에 계란 세례가 있다면, 영국에는? (18) | 2011.07.21 |
외국인으로서 영국 왕실 결혼식 준비를 보는 소소한 재미들~ (7) | 2011.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