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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청소 단기 알바 임금, 이렇게 짭짤할 수가

by 영국품절녀 2013. 6. 21.


제가 요즘 몸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여름에는 일이 없으므로 출근을 할 필요가 없거든요. 당연히 월급도 없겠지요. 그래서 한시적으로 여름 동안만 하는 단기 파트 타임으로, 영국 대학 기숙사 청소를 지난 주부터 시작했답니다. 갑자기 육체 노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주에는 일 끝나기가 무섭게 집에 오자마자 밥 먹고 블로그 글 쓰고 잠자리에 들기가 바빴어요. 다행히 이번 주부터는 서서히 적응되면서 일상 생활이 가능해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피곤함은 있네요.

 

재작년 여름에 신랑이 기숙사 청소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올해에는 둘 다 하기로 했답니다. 확실히 경제가 어려워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재작년에 비해 올해는 영국 대학생들의 수가 꽤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들은 여름 방학 동안 여가를 즐기는 대신 돈을 벌기로 선택한 것이지요. 저와 함께 일하는 영국 학생은 올 여름에는 청소 알바에 올인하기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여유가 되면 여름 휴가를 잠시 다녀올 계획이라고는 했답니다. 그것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고 했지요.

 

사실 영국 대학생들이 여름 방학 내내

기숙사 청소를 하면서 버는 돈은 상당합니다.

 

대학생들은 6월초부터 9월 초까지 약 3개월동안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일 6시간씩(휴식 포함- 실제 일은 5시간 정도) 기숙사 청소를 합니다. 물론 일을 더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연장 근무 및 주말 근무도 가능하지요. 주말 근무를 하게 되면 점심 도시락도 무료로 제공됩니다.

 

(출처: Google Image)

영국에서는 청소, 집안 일, 장보기 등을 일컬어 Housekeeping 이라고 합니다.

잡무 등을 말할 때 사용해도 무난하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도대체 청소 알바를 해서 얼마나 버는 걸까요?

 

기숙사 청소를 하면서 시간 당 받는 금액은 최저 임금(£6.19)보다 꽤 높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여름 방학동안 일을 한다는 이유로 수당이 약간 붙습니다. 제가 계산을 해 보니, 3개월 동안 매일(주말 포함) 일을 한다는 조건 하에 적어도 약 6~7개월 생활비 충당이 가능하다고 보아 지네요. (대학생 일인 한달 생활비: 약 4~500 - 70~90만원) 전에 아프리카 박사생은 가족과 영국에서 생활할 자금을 벌기 위해 3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평일 연장 근무와 주말 근무까지 일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돈을 꽤 벌었을 것 같습니다.

 

영국 대학의 학기가 보통 9월 중순~10월 초에 개강 (12월 - 크리스마스 방학, 4월 - 부활절 방학) 하여 그 다음 해 6월에 학기가 끝나는데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절약해서 생활한다면 거의 한 학년 학기 내내 여름 동안 번 돈으로만 생활비 충당이 제법 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단, 지역과 주거 형태에 따라서 생활비 차이가 크긴 합니다.) 따라서 생활비를 직접 벌어서 학교에 다녀야 하는 대학생들이 있다면, 까다로운 조건과 요구 사항이 필요없는 기숙사 청소 알바를 지원하면 될 것입니다. 경제 불황으로 인해 알바를 구하는 것도 상당히 힘들다고 하거든요.

 

(출처: Google Image)

 

특히 영국인들의 경우에는 작년 9월에 입학한 1학년부터 학비가 3배가 인상된 9,000 (약 1600만원)를 내야했기에, 학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꽤 큽니다. 물론 부모님이 지원해 주시면 별 상관없겠지만,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다니는 영국 학생들이 더 많을 테니까요. 이런 이유에서인지 1학년 학생들의 학업에 임하는 태도가 전보다 진지해 진 것 같다고 하네요. 1학년인데도 불구하고 학점에 크게 신경을 쓰고, 방학 동안 알바도 열심히 하고 말이에요. ㅎㅎ

 

 

제가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대체로 영국 대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알바를 안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확실히 학기 중에는 학업과 대학 생활에만 열중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일부 학생들의 경우 캠퍼스 안팎에서 파트 타임을 하기도 하지만요. 그런 경우라도 매일이 아닌 평일 2~3일 혹은 주말에만 가볍게 하지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영국은 학생인 경우 학기 중에는 노동 시간이 제한되어 있답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여름 방학 동안에는 노동 시간의 제한없이 여름 한시적으로 단기 알바를 하는 영국 대학생들이 꽤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 최저 노동 임금이 높다보니 이렇게 여름 동안 바짝 일을 하면 그 돈으로 학기 내내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어, 학생 입장에서는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여름 내내 일을 해야하는 수고로움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오후 3시면 일이 끝나니 그 이후로 여가 시간은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영국 여름은 저녁 9시가 넘어야 해가 지므로 별 상관도 없어 보이네요.

 

이렇게 청소 알바만 해도 수입이 쏠쏠한데, 외국 학생들은 굳이 알바를 할 필요가 없나 봅니다. 다들 부유한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기숙사 청소를 하면서 국가 출신들을 살펴보니, 가장 높은 비율이 영국인들이며 그 다음으로는 동남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들인 것 같습니다. 이들은 국가 장학금으로 온 학생들인데도 불구하고, 용돈까지 벌고 있네요. 전에 한 중국 여학생은 청소 알바 한달 열심히 한 후에, 그 돈으로 명품백 하나 구입하고 일을 바로 그만 두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ㅎㅎ

 

한국 대학생들도 매년 오르는 비싼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저 임금이 워낙 낮다보니 아무리 하루에 장시간씩 일을 한다해도 한 학기 생활비나 벌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학기 중에도 매일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대학생들의 현실이 가혹하기만 하네요. 물론 모든 대학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요. 한국과 달리,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도 단기간 알바를 통해 생활비 충당이 가능한 영국 대학생들의 현실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상당히 부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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