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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종편 북한 관련 프로그램 증가, 도대체 왜?

by 영국품절녀 2014. 4. 1.

안녕하세요? 품절남입니다4월의 첫 날입니다. 이 곳 영국도 이제는 완연한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지난 겨울 지겹도록 내리던 비도 이젠 밤에만 드문드문 내리고 낮은 더할 나위 없이 포근하기만 합니다. 근처 바닷가라도 산책을 다녀왔으면 좋으련만 그냥 넋 놓고 집에서 텔레비전만 실컷 봤네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로 관심이 없었던 아이들 육아 프로그램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면 저도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어제 백령도 근해 북방한계선 (NLL) 이남으로 북한의 방사포 공격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4년 전, 연평도 포격을 겪은 서해 5대에 사시는 분들은 무척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 한창 꽃게잡이 철이라고 하는데 생활 및 생업에 큰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염려스럽네요. 특히 북한은 이번 달 내내 동해에서 로켓 발사 훈련을 한 것을 보면 어떠한 의도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논문 제출 전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되다 보니 요즘은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종종 보곤 합니다. 종편이 생겨서 그런지 제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프로그램들이 생겼더군요. 다만 비슷한 포맷이 너무 많이 생겨 공중파나 종편의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제 느낌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종편이 시작된 이후의 TV방송에서 유난히 북한 관련 프로그램들 고정 및 단발성을 포함해서 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방송국의 자세한 속사정은 제가 알 수는 없지만 관련 전공자로서 그 배경에 대해 어느 정도 추측해 볼 수는 있을 듯 합니다.

 

 

 

지난 10년간의 진보정권이 막을 내린 후, 보수정권이 세워지면서 부쩍 "통일" 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관련 논문이나 책 및 신뢰할 만한 자료에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그 주변 당국자들은 북한의 정권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 그리고 현재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로 보는 것 같습니다. 같은 보수정부라 하더라도 지난 이명박 정부와 현재 박근혜 정부는 대북정책의 흐름은 조금 달라보입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을 보면 조금 더 부드러워지기는 했습니다만, 그 근본적인 토대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출처: YTN)

 

 

 

이들 보수정부는 지난 10년간의 진보부 대북 지원정책이 눈에 띄는 남북 협력을 이루어내지도 못했을뿐더러, 다 죽어가는 북한을 회생시켜 핵무기 개발을 방치했다고 봅니다. 따라서 보수정부는 줄곧 비핵화의 약속 없이 대북지원과 남북협력은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인도적 지원은 예외였지요.

 

 

대통령의 연설이나 대북구상을 봐도 쉽게 알 수 있지요.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통일세를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통일세 발언이 당시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뜬금없이 들렸던 것이 사실이지만, 당시 북한 사정에 대한 고급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던 보수정부의 정책 당국자들은 통일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이 세금이 집행된 것도 아니었지만 이 연설은 외국에 사는 저 조차도 담론으로서의 통일이 아닌 현실로서의 통일을 실감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진보정부에서는 대북협력 사업을 통해 북한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부 한국인들 특히 구직 및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층들은 통일에 들어가는 비용에 적지 않아 부담을 느껴 온 것이 사실이지요. 이들은 어른 세대에 비해 북한주민에 대한 한민족 의식도 약한 편입니다. 저는 종편을 중심으로 한 북한 관련 프로그램들의 증가가 통일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언론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출처: YTN)

 

 

기존의 공중파의 북한 관련 고정 프로그램들은 북한의 방송이나 소식들을 뉴스 형식으로 알려줘서 정보전달의 기능에는 충실하나 젊은 층들이 보기에는 다소 딱딱한 감이 없지 않아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만나러 갑니다"와 같은 종편 프로그램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예능의 포맷을 통해 젊은층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아울러 시청자들이 현재의 북한 사정에 대해서도 꽤 자세하게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하지요.

 

 

 

(출처: youtube 캡쳐)

 

 

이러한 예능형 북한 관련 방송에 부정적인 면도 있겠지요. 다만 저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크다고 봅니다. 우선 통일에 부정적이거나 관심조차 없던 한국 젊은이들에게 통일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하지 않을까요? 아울러 북한의 사정을 이해함으로써 통일 이후의 문화 충격 혹은 이질감을 조금이나마 좁히는 효과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통일이 언제나 가능할 지는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독일처럼 불현듯 찾아올 수도 있으며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친 후에야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통일세"와 "통일 대박론" 에는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정보가 반영된 것 같습니다. 동트기 직전이 하루 중 가장 어둡다고 합니다. 자세한 북한의 사정을 잘 알 수는 없습니다만 요즘의 북한이 바로 동트기 직전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문득 해 보았습니다. 통일에 대한 막연한 공포도 금물이지만 장밋빛 환상도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통일은 반드시 이룩해야 할 한민족의 당위이지요. 차분히 준비해가며 북한에 대해서 조금 더, 그리고 냉정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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