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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남매맘으로 살아가기

영국 - 한국 산전 관리, 직접 경험해 보니

by 영국품절녀 2014. 10. 22.

이제 출산 예정일 딱 한주 남았어요. 출산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산모들은 불안감이 생긴다는데 저는 불편함만 있을 뿐 오히려 우리 아기를 만난다는 설레임이 더 큰 것 같습니다. 하필 목감기가 걸려 어제는 하루 종일 누워서 음악을 들으며 태동을 느꼈답니다. 이미 학부형이 된 친구들은 가끔 태동이 그립다고 하던데요, 출산 전까지 우리 까롱이의 힘찬 태동을 즐겁게 즐기렵니다.

 

오늘은 영국과 한국의 산전 관리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참고로 저는 임신 20주까지는 영국에서 산전 관리를 받았으며, 그 이후에는 한국에서 산부인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Q. 산전 관리 비용은??

A:  영국 - 정부 지원 (세금) VS 한국 - 정부 지원(고운맘 카드) + 자비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영국 NHS 의료 서비스는 무료입니다. 물론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지요. 영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할 수 있는 비자를 갖고 있으면, 의료가 무상 제공됩니다. 저 역시도 신랑이 풀타임 학생 신분이라서, 영국에서 사는 동안 의료 서비스는 거의 공짜였습니다. (일부 안과 및 치과 제외) 따라서 산전 관리 역시 따로 비용이 들지는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영국은 응급이 아닌 이상 꼭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의사를 만나기 그리 쉽지 않습니다. 특히 임신의 경우에도 한국만큼이나 산모가 병원에 갈 일이 적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영국처럼 산전 관리를 받는다면 정부가 지원하는 고운맘 카드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 오니 과거에 비해 임산부를 위한 혜택이 참 많아졌더군요. 특히 저는 보건소와 산부인과를 함께 다니고 있는데요, 보건소에 임신부 등록을 하니, 임신 당뇨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어요, 임신 기간내내 섭취 가능한 철분제와 산후에 필요한 철분제와 영양제도 받았어요. ㅎㅎ 일부 보건소에서는 막달 검사도 있다는데, 제가 사는 지역의 보건소는 간단한 소변과 피검사 정도만 해준다고 하네요.

 

보건소의 산전 검사

 

보건소에서 챙겨준 철분제 및 영양제, 가재 수건, 수유 패드 

 

영국은 한국과 달리 임산부에게 엽산, 철분제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영양제가 제공된다고 하네요. 제 경우에는 담당 미드와이프가 엽산, 철분제 복용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굳이 복용할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엽산을 꼭 섭취해야 한다고 야단이어서 잠시 복용하기는 했어요. 입덧 때문에 얼마가지는 못했네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임신부를 위해 고운맘 카드 50만원 상당의 비용이 산전후 관리로 지원됩니다. 다만 워낙 병원에서 자주 오라고 하고, 병원비도 천차만별이라 한도가 적다고들 하는데요, 저는 다행히 영국에서 산전 검사 및 기형아 검사를 하고 보건소도 병행해서 그런지 아직도 금액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병원에서 권하는 모든 검사를 다 받거나 이상증세가 있을 경우에는 금방 지원액은 바닥이 날 듯 하네요.

 

 

Q. 산전 정기 검진 종류는??

A: 영국 - 간단 VS 한국 - 복잡

영국에서는 초음파가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산모들은 임신 기간 40주동안 단 두차례 정도만 초음파를 합니다. 다만 산모와 태아 중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가 한 두번 정도 추가되며, 각별한 관리가 요구되지요. 예를 들면, 보통 산모는 초음파 또한 기형아 검사(12~13주 - 1차 기형아 검사) 와 정밀 초음파 (20주) 입니다. 28주에는 임신성 당뇨 검사를 위해 피검사를 하고요, 그 후 출산 전까지 조산사와 만나 태아의 심장 박동소리를 듣고, 배둘레를 재는 등 초음파 검사는 따로 없습니다.

 

 

영국에서는 산전 검사 결과 나올 때마다 조산사가 직접 결과지를 주고

설명을 자세하게 해 줍니다.

 

 

반면에 한국은 많은 종류의 산전 검사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임신 테스트기에서 임신 양성 반응이 나오면 곧바로 산부인과로 가서 피검사 및 질 초음파를 보더라고요. 아마도 언제든지 산부인과에 가면 진찰을 받을 수 있으니 그런가 봅니다. 그러니 산모의 성격이 급하거나 임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비용이 많이 듭니다. 게다가 다양한 산전 검사들은 비용이 많이 들고 산모들의 불안감도 조장하고 있지요. 마치 산모들을 환자 혹은 돈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영국은 한국처럼 초음파를 자주 보지도 않을 뿐 아니라 검사도 별로 없습니다. 이를 테면 기형아 2차 검사(쿼드, 트리플), 입체 초음파, 막달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막달 검사는 자연 분만보다는 제왕절개시 필요한 것입니다. 저는 의사가 꼭 해야 한다고 해서 막달 검사를 했는데, 무척 비싸더라고요.

 

Q. 산전 관리자는 누구??

 A: 영국 - 조산사(Midwife) VS 한국 - 산부인과 의사

영국에서 산전 관리는 전적으로 조산사가 맡게 되어 있습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일단 임신을 하면 제일 먼저 GP의 담당 의사를 만나 임신 사실을 알립니다. 그 후 약 한달 안으로 조산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있던 곳은 조산사가 직접 집으로 방문을 하여 기본 개인 체력 및 의료 설문지를 작성한 후, 산전 검사(피검사)를 했으며, 전반적인 산전 관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요.

 

영국과 한국의 산모 노트

한국의 산모 노트에는 초음파 사진, 몸무게, 혈압, 소변 검사 정도만 적혀 있지만,

영국은 산전 검사 결과지도 다 첨부되어 있습니다.

 

영국 산전 정기 검진은 근처 병원 및 GP에서 조산사와 만나 산전관리가 이루어집니다. 조산사는 산모 노트(Maternity Note)를 지급하며, 산모가 관리합니다. 한국과 달리 초기에는 산전 검사를 위해 조산사를 한번 만납니다. 그 후 중기에는 매달, 후기에는 2주마다, 막달에는 매주 조산사와 만나 산모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태아의 심장 박동 소리 청취와  배 둘레 재기, 상담 등 산전 관리가 이루어져요. 반면에 한국은 보건소와 산부인과에서 산전 관리를 받으며, 보통 담당 산부인과 의사들이 산전 관리를 하고 있지요.

 

산모 노트에는 임신부의 개인 정보는 물론이고 산전 관리 기록이 모두 적혀 있습니다.

 

출산 전까지 조산사와 만나는 주수가 적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국에서는 출산을 앞두고 "출산 계획(Birth Plan)" 을 쓰는데요, 출산 방법, 모유 수유, 출산 시 의대 학생들의 참관 여부 등에 관하여 산모의 의견을 묻는 것입니다. 이 기록에 의해 조산사는 출산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저 역시도 산부인과에서 태동 검사 후 출산 계획 질문지를 받았는데요, 열심히 작성했더니 그냥 갖고 있으라고 산모 수첩에 넣어주더라고요. 그런데 이미 출산한 동생의 말에 따르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출산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전혀 그것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병원만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저 역시도 저의 출산 계획에 의해 분만이 이루어지는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영국의 출산 계획 작성

 

이처럼 영국과 한국의 산전 관리는 차이가 있지만, 제가 직접 느꼈던 차이는 산모를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영국에서는 임신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지만, 한국은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초음파 검사를 별로 안하니까,  매 검진마다 "아이 머리가 크네, 작네, 양수가 적네 많네.." 그런 위험요소에 대해 안 들어서 좋은 것 같아요.  또한 정기 검진마다 조산사의 긍정적인 말투, 조심스러운 손길 반해 한국 산부인과에서는 늘 부정적인 뉘앙스로 위험 요소에 대한 말들, 매 검진 때마다 불필요한(?) 초음파만 보고 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영국과 한국에서 산전 관리를 직접 받은 경험으로 작성해 본 것입니다. 물론 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개인차는 분명 있을 거에요. 영국- 한국의 산전 관리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니까요. 제 경우에는 영국 산전관리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한국에서 출산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산후 관리는 한국이 더 낫다고 봅니다. 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 저는 주변에서 들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영국과 한국의 출산과 산후 관리에 대해서도 포스팅 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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