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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어학 교재에 실린 한국 영어 마을 실체

by 영국품절녀 2013. 2. 25.



한국에서도 충분히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어권 국가에서 어학연수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번도 해외에 나간 적이 없어도,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꽤 볼 수 있거든요. 실제로 그런 수준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솔직히 영어 노출이 거의 없는 한국에서 자유 자재로 영어를 듣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란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이런 이유로 많은 한국 학생들은 영어 노출 100% 인 영어권 국가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영어권 국가에서 산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노력하지 않은 한 영어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에요. 저도 영국에서 수년 넘게 살고 있지만, 학생일 때에는 수업 및 에세이 작성 등을 통해 영어를 사용해야만 했으므로 영어 실력이 그래도 조금씩 늘었는데요, 다시 한국에서 2년 넘게 살다가 영국에 다시 와 보니, 주부인 제가 영어를 사용할 일도 별로 없거니와 이제는 영어로 말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가 되어 버렸답니다.

 

 

그래서 지난 달부터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다시 영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에는 꽤 흥미로운 주제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Who owns English?  영어는 누구의 것일까요?

글로벌 언어라고 불리는 영어는 이제 더 이상 그들만의 언어가 아닙니다.

British council 에서 예상하길~

 "10년 후에는 20억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영어를 배울 것이고, 인구 절반이 영어로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전 세계인들은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가요?

현대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두 가지를 고른다면, 하나는 영어, 다른 하나는 컴퓨터 라고 합니다. 특히 삼성과 같은 다국적 회사들은 이메일은 영어로만 쓰는 정책을 택한 바 있으며, 체코에 있는 도요타 공장은 직원의 국적에 상관없이 사내에서는 영어 사용만 허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는 방식은 점점 변화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예로 한국의 English Village (영어 마을) 을 들고 있었어요.

영어 마을에서는 쇼핑, 은행 이용, 요리 배우기, 연기 지도 등을 모두 영어만 사용하도록 하면서,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 노출 100%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출처: Google Image)

 

텍스트 북을 다 읽은 후에, 영국인 영어 교사는 학생들에게 읽은 내용을 파트너와 함께 이야기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 날 영국 원어민 교사를 포함해서 수업을 같이 들었던 많은 외국인들 역시 한국의 영어 마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지요.  제 파트너였던 스페인 출신 친구는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대단하다, 한국에는 이런 곳도 있구나..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주변의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인인 저를 향해 "너네는 그런 것도 있구나!!" 하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쳐다보는데, 그저 저는 멋쩍게 웃기만 했습니다. "사실은 한국에 있는 많은 영어 마을들이 망하기 일보 직전이야" 라고 결코 말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출처: Google Image)

 

실제로 어제 기사를 보니, "유행 끝난 영어 마을, 하나 둘 사라진다" 라고 하더군요. 제가 한국에 있을 당시인 2008~9년만 해도 유치원 및 초등학생들에게 영어 마을은 큰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영어 마을에 갔다 오거나, 부모들이 데리고 가는 등 그 곳에 안 가본 아이들이 없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지요. 일부 유치원에서는 아예 이벤트로 "영어 마을 체험" 을 직접 원에서 하기도 했답니다.

 

기사에는 영어 마을의 실패 요인을 "재정 적자" 로 들고 있습니다. 

 

돈 먹는 하마인 영어 마을 (출처: Google Image)

 

명백한 법규 규정이 없으므로, 지자체 마다 너도 나도 우후죽순 영어 마을을 운영한 것이 문제였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경쟁하듯이 영어 마을이 너무 많이 생기는 바람에 교육 프로그램과 원어민 교사의 질이 크게 떨어지지기 시작했고요, 원어민 교사 채용 및 시설 설비 비용을 뽑기 위해 비싸기만 하고 영어 교육에 별 도움은 안 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이제는 아무도 가지 않는 그런 흉물스러운 마을이 되어 설상가상으로 철거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네요.

제가 보기에는, 한국 사회의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은 교육에도 유행의 주기가 짧고 민감합니다. 패션, 음식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에도 "~ 붐"이 일어나면 너도 나도 우루루~ 그것에 몰립니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듯이" 금방 시들어버리는 양상을 보입니다. 저도 한국에 있었을 때에는 남들이 하면 그저 별 생각없이 따라서 했던 것이 결코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했는데요, 영국에서 보니, 사회의 변화는 너무 빨라 이제는 따라 갈 생각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국이라는 사회는 거의 변화가 없다보니 그럴만도 하지요. 물론 한국인이기에 귀국해서 살다보면 금방 쫓아가겠지요. 

 

영국에서는 한국 어린 학생들이 영어 마을을 통해 영어를 습득하는 새로운 교육법로 보여주고 있지만, 영어 마을의 실체는 한국에서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겠지요. 그 동안 지자체 입장에서 영어 마을은 물 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적자로 인한 손실 뿐 아니리 철거 비용까지 국민의 세금이 아까울 노릇입니다. 차라리 그 곳에 공원이나 잘 조성되어 우리 아이들이 영어만이 아닌 다양한 스포츠, 여가 및 문화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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