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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인의 입버릇인 실례합니다, 한국은 없다?

by 영국품절녀 2013. 2. 27.



몇 달 전에 시내 도서관에 갔다가 반가운 것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낡은 한국어 어학 오디오 CD 케이스였어요. 외국어 코너에 중국, 일본 등의 아시아 언어 교재들과 함께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도 궁금해서 CD를 꺼내어 들어봤습니다. 성우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오래전에 만든 것임을 새삼 알 수가 있었어요. CD 1~4 까지 다 들으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었어요.

 

CD 속 등장 인물인 미국인 남성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다름아닌 “Excuse me” 였다는 거에요.

 

(출처:  Google Image)

 

저 역시 영국에서 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한국어로 하면 "실례합니다" 라는 표현입니다. 뭐가 그렇게 실례한지, 영국인들은 항상 입버릇처럼 하지요. 종종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로 "Excuse me" 가 뭐야? 이렇게 물으면, 한국인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실례합니다" 라고 하겠지? 하며 머뭇거립니다. 바로 그 의미는 한국에서는 "실례합니다" 라는 표현을 별로 쓸 일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사실 너무 정중한 표현이라서, 잘 안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스갯 소리로, 어떤 한국인 아저씨가 말씀하시길~

 

 

"실례합니다~아"

우리나라에서는 김애경 아줌마만 쓰는 말 아닌가?”

 

 

 

 

 

이렇게 말해서 빵~ 터졌답니다. 한때 김애경 아줌마의 코 맹맹이 목소리로 "실례합니다~ 아" 는 대단한 유행어 였거든요. 생각해 보니, 저도 한국에 살면서 "실례합니다" 라는 말을 별로 들은 적도 없고, 써 본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간혹 예전에 영업 사원들이 가게에 들어와 주인을 찾을 때 했던 말 같기도 하고요.

 

 

그럼, 우리는 어떤 식으로 “Excuse me”를 표현하나요?

 

보통 "실례합니다" 는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할 때 쓰는 말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개는  "저기요 혹은 잠시만요" 이렇게 대신 하는 것 같습니다.

아래 댓글에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죄송(미안)하지만요" 도 사용하지요.

 

참고로, "Excuse me?" 하면서 끝을 올리면 "못 들었으니 다시 말해주실래요?" 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한국에서 온 일부 한국인들은 영국에서 "실례합니다" 대신 사용하는 익숙한(?) 행동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행동들이 영국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큰 불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영국인들은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에 간격(거리)에 무척 민감한 것 같거든요.

 

1.     옆 사람의 옷자락을 만지거나 잡아 끈다.

 

영국에서 만나는 일부 한국인들은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려고 할 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봅니다. 상대방이 누군지 여부에 상관없이, 이런 행동은 큰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종종 외국 친구들과 친한 사이에는 장난으로 그럴 수는 있겠지만, 자주 이런 행동을 하면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2.     옆 사람을 가볍게 툭~ 치거나 혹은 신체()를 만진다.

 

저도 무의식적으로 신랑 혹은 친하게 지내는 한국인들에게 이런 행동을 하게 되는데요, 친근감의 표시로도 볼 수 있지만, 별로 좋아보이는 행동은 아닌 것 같아 고치려고 하지요. 종종 외국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일부 한국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볼때마다, 과히 좋아보이지 않거든요.

 

덧붙이자면, 대화 도중 옆 사람의 어깨나 팔을 툭~ 치거나, 터치를 하는 등의 행동도 무례한 행동이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특히 일부 한국 여자들 중에는 웃을 때 옆 사람을 때리거나 혹은 몸을 잡고 흔들거나 하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그러지 마시길 바랍니다.

 

 

글을 쓰다 보니, 영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인들의 양해를 구하는 행동이 이미 상대방에게 실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에 다양한 국가에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는 영국인 교사가 문화 충격(Culture shock) 세미나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한국 학생들의 말과 행동은 너무 공격적이야."

 

"실례합니다" 라는 말 대신 상대방을 툭~ 치면서 말을 걸거나, 옆 사람과 막 부딪치고 밀쳐도 미안하다는 말도 잘 안하고앞 사람이 문을 잡아 줘도 고맙다는 말도 안 하고 그냥 쑥~ 지나가버리는 등등... 일부 한국인들의 이러한 행동들을 보면서 외국인들은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는 과장처럼 들리겠지만 "고맙습니다 혹은 미안합니다." 라는 표현까지 어색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듭니다. 한국은 원래 동방예의지국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런 말까지 듣게 된 것인지

 

 

실제로 저는 영국에 살다가 한국에 잠시 방문을 하면, 입버릇처럼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마도 습관적으로 그럴 수 있겠지요.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은 "뭐지?" 하는 이상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아 그럴 때마다 "~ 여기는 한국이지?" 하면서 입을 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매너가 없었나?' 하는 것이지요. 더 이상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한 나라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실례합니다" 라는 표현 대신에 사용하는 말들이 있듯이,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할 때에 행동보다는 정중한 표현의 말을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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