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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구급차에 대처하는 영국 운전자의 모습, 감동

by 영국품절녀 2013. 7. 22.

 

최근 한국에서는 왜 이리 사고 소식이 잦은지 참 슬프기만 합니다. 가족을 잃은 분들의 가슴이 얼마나 찢어지게 아플까 하는 생각에 저도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특히 노량진 사고 현장에서 구급차를 가로 막고 끼어드는 차량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저는 욕이 그만 저절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지인 분의 트위터를 보니 상당히 공감되는 말이 있었어요. 한국 도로에서 양보 운전이란 "나는 목적지에 갈 의사가 없다 (가기 싫다)" 이다.

 

제가 매 주 만나고 있는 영국 노부부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으신데, 이런 말씀을 지난 주에 하시더라고요.

 

한국 운전자들은 너무 무섭다.

양보도 없고, 끼어드는 차들도 너무 많더라.

 

 

영국에서는 참 희안했던 것이 아무리 불량(?)스럽게 보이고 운전을 막~ 할 것 같은 젊은이들도 운전만큼은 정말 신사답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영국 운전자들에게 양보는 선택도 아닌 필수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다만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 출신들은 운전을 난폭하게 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 같긴 합니다.

 

이처럼 건전한 운전 습관과 문화를 가진 영국에서 저는 한 편의 영화와 같은 감동적인 광경을 도로에서 직접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큰 굉음을 울리면서 도로에 나타난 앰뷸런스 차량에 대처하는 영국 운전자들이었습니다.

 

 

(출처: The SUN)

 

제가 영국에 와서 정말 소스라치게 깜짝 놀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입니다. 한국에서는 절대 들어보지 못했던 경각심을 확~ 불러 일으킬 정도의 높고 강한 사이렌 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을 때면 머리카락이 쭈뼛하게 서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가끔씩은 정말 듣기 싫은 소리라고 생각되기도 하지요.

 

한번 들어보세요~ 영상에서는 볼륨이 크지 않지만, 이 음이 엄청 크게 들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영국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는123 dB 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사는 지역은 노년층이 많은 실버 타운이며, 게다가 저희 집이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구급차 소리가 자주 들리는 편입니다. 저희 집 근처에 소방서, 경찰서가 있으며 큰 병원도 가까운 편이거든요. 그래서 길을 걷다보면 경찰차, 소방차, NHS 앰뷸런스까지 응급 사이렌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질 때가 있는데 정말 무섭기도 합니다. (소방차, 경찰차들 역시도 사이렌 소리가 너무 큽니다.)

 

이처럼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도로에 나타난 구급차는 그냥 질주를 합니다. 제가 목격한 장면을 그대로 묘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ALAMY )

 

월요일 아침 출근 길 (약 8시 30분 경), 저는 인도를 걷고 있었지요. 그 때 저기 멀리서 사이렌 소리를 내면서 구급차 한 대가 진격해 오고 있었습니다. 여기도 출근 길에는 꽤 교통 체증이 있습니다. 특히 월요일에는 아침에는 차가 많은 편이지요.

차도에 길게 늘어서 있는 차량들이 갑자기 인도를 타고 올라오는게 아니겠어요. 다시 말해서 차도가 좁았기 때문에 양쪽 차량들은 일제히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마치 도미노 현상처럼 차들이 차례대로 인도 위를 살짝 올라 갔다가 내려가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저는 그런 광경을 태어나서 처음 봤는데요, 완전 감동이었어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본 느낌처럼~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서도 밖에서는 구급차 소리가 끊이질 않네요. 아마도 유럽 이상 기온으로 영국 폭염으로 인해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구급차를 탄 적은 없지만, 주변에는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간 분들이 꽤 있습니다. 어떤 분은 응급 상황에 999로 전화를 했는데, 약 5~6분만에 구급차가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고 하셨고요. 최근에 한 분은 응급이 아니라서 111로 전화를 했는데, 약 10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해서 바로 검사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참, 영국에서 응급 전화 번호는 999 라는 것 아실 텐데요, 생명이 위급할 정도가 아닌 경우에는 111로 전화를 하는 편이 낫습니다. 어차피 999로 전화를 해도 상황을 들어보고 응급이라고 판단되지 않으면 111로 하라고 하거든요. 999나 111로 전화를 하면 앰뷸런스가 바로 오는 것은 아니에요. 먼저 환자가 어떤 상황인지를 말한 다음에 앰뷸런스를 보냅니다. 지인 분은 아이가 아파서 111로 전화를 했는데, 아이의 상태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고문이었다고 하기도 하셨지요.

 

(출처: NHS.UK)

 

제가 알기로는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를 태운 앰뷸런스가 1초라도 빨리 병원에 도착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한국 운전자들은 자신들의 편리와 이익만 챙기기에 급급하다보니, 소중한 이웃들의 생명을 빼앗는 꼴이 되고 있지요. 우리도 영국처럼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도로에 나타난다면,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무조건 빨리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에게는 건전한 운전 문화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운전 안전 교육이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래 영상처럼 감동적인 한국 운전자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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