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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반 친구들이 우리말로 불러준 생일축하송

by 영국품절녀 2013. 7. 30.

 

오늘은 저를 울리고만 감동적인 일화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영국 이민 온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약 세달 전 쯤에 영국에 오셨다고 합니다. 이민을 계획하면서 가장 걱정 되었던 것은 다름아닌 "자녀가 영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였다" 고 했는데요, 막상 영국 학교 친구들이 한류에 꽤 관심이 있어서 예상치 못한 대~환영을 해 줬다고 합니다. 

 

전에 관련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유럽 한류] - 한류 덕에 영국 학교에서 관심받는 한국인, 뿌듯 

 

그런데 이번에는 영국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딸이 겪은 사연입니다.

 

영국 학교로 전학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학생 딸이 생일을 맞이했는데요, 반 친구들이 "한국어"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줬다고 하면서 너무 행복한 얼굴로 자랑을 하더랍니다. 한국 학교를 다녔을 때보다 훨씬 밝아지고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딸의 모습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고 했어요.

사실 그 분 딸의 얼굴에 오래된 흉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친구 사귀는게 참 힘들었고, 나중에는 아예 친구를 사귀려고도 안하고 혼자 놀려고 했다고 해요. 게다가 성격도 참 소극적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고 하는데요, 어떤 친구들은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딸을 이용해 먹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다행히 괜찮은 친구들이 몇 명 있어서 그럭저럭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고 합니다.

 

 

(source)

 

그러면서 그 분은 이런 말을 덧붙이셨어요.

 

한국에서는 외모가 보통 아이들과 조금만 다르면 놀림감이 되곤 하는데, 이 곳 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를 아무 편견없이 그냥 똑같은 평범한 아이로 대해 주었던 것 같다.

 

저는 그 분의 사연을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습니다.

그 아이가 한국에서 그 동안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했을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비록 제가 부모의 입장이 되어 보지는 않았지만, 부모로서의 아픈 심정이 이해가 되면서 너무나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그 한국인 학생은 한국에서는 별로 느껴보지 못했던 반 친구들의 따뜻한 관심에 큰 감동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영어도 아닌 우리 말로 생일축하곡을 불러 준 그 정성에 말이에요. 아무 상관없는 저도 그 영국 중학교 친구들이 한없이 고맙게만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모든 영국 학교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광경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이 곳에서도 인종 차별적인 언행을 하는 학생들은 있으니까요. 이에 피해와 상처를 받는 한국인 학생들도 꽤 많은 것이 사실이고요.

 

(출처:http://www.urimal365.kr/?p=4221) 

 

 

어떻게 보면 이 학생은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 학생은 영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영어가 서툴어서 반 친구들과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도 않다고 하는데요, 영국 친구들이 단 한명의 한국인 친구를 위해 한국어로 생일축하 노래를 선물했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은 아니잖아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경우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오늘 생일인 분들을 위해

제가 선물하는 생일축하 피아노 곡이에요.

 

 

저는 그 분의 딸을 예전에 놀렸던 한국 학생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언행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니까요. 우리는 외모에 따라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생긴 흉터(상처) 및 장애로 인한 다름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다가가지도 않은 것이 예사니까요. 이번 사연을 들으면서, 우리는 왜 이리 상대방의 외모에 따른 편견이 심한 것인지 심각하게 고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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