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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 교육

기러기 부부 조장하는 한국 교육 현실, 답답

by 영국품절녀 2013. 11. 21.

최근에 기러기 부부를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기러기 아빠가 있었습니다. 요즘 TV 및 언론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주제가 기러기 부부의 생활이지요. 기러기 부부의 폐단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대중들의 시선은 상당히 싸늘하기만 합니다. 단도 직입적으로 저는 부모가 자식을 위해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러기 부부의 입장이 이해가 되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몇 달 전에 "누구나 기러기 부부는 될 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올해 제 학부 교수님이 안식년을 맞이하여, 미국 모 대학으로 1년간 가족과 함께 가 계십니다. 그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교수님 가족들의 사진들, 가끔 미국 생활의 찬양(?) 글도 올리시는 것을 봤습니다. 원래부터 가정적이신 분이시라, 미국에서는 아이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계신 답니다. 교수님 가족들은 미국 생활에 금방 적응을 하였고, 사진과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함이 물씬 느껴집니다.

 

 

 

제가 교수님께 페이스북 채팅창으로 대화를 신청했습니다.

"교수님, 미국 스타일이세요. 너무 잘 적응하시는 것 아니에요?"

교수님은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하시는 거에요

아이들이 한국에서는 일찍 끝나도 학교에 가기 싫어 하는데, 미국에서는 오후 3~4시에 끝나도 학교가 좋다고 했답니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무료 체험들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도처에 있는 등.....

 

갑자기 교수님으로부터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기러기 부부는 남의 일이 아니구나" 싶은 거에요. 그저 남으로부터 들은 것도 아닌 자신이 직접 이 곳의 생활이 자녀에게 좋다는 사실을 안 이상, 게다가 아이들까지 이 곳에서 머물기를 바란다면... 아마도 "교육열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대다수의 한국 부모들은 한번 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기러기 생활 6년차이신 분의 말을 빌어보면..

누가 기러기 생활을 처음부터 결정하겠느냐, 어떤 부부도 떨어져서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자식들 때문에 기러기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식들이 간절히 원하고... 주변 사람들은 남들은 돈 없어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돈도 있는 네가 왜 안하려고 하냐... 자식 생각을 해야지...너는 이기적이다~~

 

그 분은 비록 자신이 기러기 부부로 살고는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절대 기러기 생활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라고 충고하십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일수록, 부부 관계가 금세 금이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하시더라고요. 또한 아이들이 어리다보면, 떨어져야 할 기간이 상당히 길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하셨어요.

 

부부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기러기 생활을 하다가 이혼한 부부

 

제가 사는 곳의 지인 가족도 내년 8월이면 약 2년 만에 귀국을 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이 곳 학교 생활을 정말 좋아합니다. 벌써부터 한국 갈 생각에, 큰 아이는 한국과 영국 학교를 비교한다고 합니다. 전에 한국에 있을 때 사교육도 거의 안 했던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학교는 재미없고, 공부만 시킨다면서 영국 학교가 훨씬 좋다고 하더래요. 이런 말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내년에 다시 한국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는 부모는 기러기 생활이 남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영국에 있으면서, 기러기 엄마들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이렇습니다.

 

한국에서 자녀들의 사교육에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차라리 같은 돈이면 영국에서 자녀가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도록 하는 것이 낫다. 또한 주변 엄마들의 교육열에 나는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 아예 나는 카톡 사용을 일부러 안한다. 한국에 있는 학부모들과 연락을 하다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자녀들의 사교육 정보들 뿐이라 괜히 조바심이 난다.

 

 

 

해외에서 살면서, 국내 기사를 읽어보면 어쩔 때에는 한국 교육 현실이 기러기 부부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행복하게 교육받는 아이들을 지켜 보면서 부모들이 과연 과열된 사교육에 경쟁심만 부추기는 한국 교육의 현실 속으로 아이들을 내몰 수 있을까 싶거든요.

 

저는 TV 혹은 언론에서 기러기 부부의 불륜 실태 등 자극적인 면과 강조하는 것은 못마땅합니다. 또한 무조건 기러기 부부을 비난만 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다만 경제적인 처지 및 부부간의 충분한 합의와 대화 없이 기러기 부부의 삶을 선택한 자체는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특히 충분한 비용이 허락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정한 기러기 부부의 생활은 자칫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하거든요. 끊임없이 기러기 부부를 양산하는 고삐 풀린 한국 교육과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이 빚어낸 기러기 부부의 폐단, 과연 해결책은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네요.

 

참, 기러기 아빠는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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