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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 명절과 기념일

영국의 명절 풍경, 한국과 다르지 않아

by 영국품절녀 2013. 2. 9.



한국은 이제 설 연휴가 시작되었지요? 하필이면 일요일이 설날이라는 것이 아쉽겠지만, 해외에 있는 저희들은 차라리 일요일이라서 연휴 기분을 그나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외국에서 설날이 평일이면, 다들 직장 및 학교 수업 등으로 인해 설 기분을 느낄 겨를이 없거든요. 그렇다고 별다른 특별한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매 년 런던 차이나 타운 및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중국인들의 설 축제가 크고 성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명절 기분을 그 곳에 가면 제대로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 12월에 BBC에서 "영국인의 크리스마스" 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요, 한국의 명절과 너무 비슷한 내용들이 많아 소개해 볼까 합니다. 크리스마스는 영국인에게는 우리의 설날같은 큰 명절이니까요.

 

비슷해 보이는 한국 VS 영국의 명절 풍경~

 

1. 명절 준비는 힘들다~~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준비할 것이 산더미입니다. 특히 명절 준비는 대부분 여자들의 몫이지요. 예를 들면, 크리스마스 장식, 카드 작성 및 발송, 가족 선물 구입 및 포장, 크리스마스 당일 음식 준비 등등~ 게다가 손님 맞이 대청소도 해야하지요. 빠르면 10월부터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는 분들도 있고요, 12월은 정말 아줌마들은 정신없이 엄청 바쁘답니다. 이에 반해 영국도 남편들은 하루 종일 텔레비젼 앞에만 앉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불만이 많다고 하는데요, 영국 여자들은 이렇게 목소리 높여 외칩니다.  

 

                                                                (출처: bbc) 

 

명절 (크리스마스)은 가족이 함께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일이 한 명(엄마 혹은 여자)에게만 주어진다면, 명절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명절을 함께 준비한다면, 모두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여자들은 명절 증후군이 있을 정도로 몸서리칩니다.  오로지 여자들만 죽어라 명절 음식 준비 등을 해야하는 분위기니까요.  여기나 거기나 명절에는 여자들만 힘든것 같습니다.

 

2. 시댁 (혹은 친정)에 간다~~

 

한국은 귀성길 전쟁이 대단합니다. 특히 올해 명절은 짧아서 더욱 힘든 귀성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영국인들도 부모님 댁에 갑니다. 보통 가족 혹은 부부끼리 시댁 혹은 친정으로 명절을 보내러 가는데요, 크리스마스에 가게 되면 며칠씩 묵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자주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특히요. 반대로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집으로 오시기도 합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 명절 휴가 기간에 양가 공평하게 방문한다.

미리 시댁(친정)에 다녀오는 경우에는, 명절에는 친정(시댁)에 가는 부부 혹은 가족들도 있습니다.  즉, 크리스마스 및 설 휴가 기간에는 양가 부모님들을 모두 뵙고 오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에 시댁에 갔다면, 설날에는 친정에 가는 등... 제가 아는 영국인 분도 스페인 출신인 아내의 부모님 댁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고 하셨답니다.

 

- 명절 준비하느라 며느리들은 그래도 덜 힘들다.

개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제 주변에서도 보면, 시어머니가 명절 음식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그저 가족인 동시에 손님인 것 같아요. 게다가 제사도 없는 문화이니, 명절 음식이라고 해봤자 겨우 터키 혹은 치킨 등 개인에 따라서는 풍성하게 차리기도 하지만, 의외로 간단하게 준비를 하기도 한다고 해요. 그러니 한국의 명절 음식의 종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뿐더러 손도 덜 가겠지요. 비록 며느리는 시어머니 옆에서 거들면 된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거에요. 한국보다는 훨~씬 덜 하겠지만요.

 

                              한국 명절에 음식 장만하느라, 며느리들 고생 너무 많이 해요.

 

예외로 일부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가족과 함께 스페인 등으로 가서 조용히 보내기도 한다고 해요. 크게 명절을 보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에요. 물론 크리스마스에는 스페인도 크게 할일은 없지만, 굳이 요리 등 명절 준비를 하기 보다는 여유롭게 쉬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일부는 명절휴가 기간에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처럼요. 모든 한국 며느리들의 로망이 아닐까 싶네요. ㅎㅎ

 

 

 3. 명절 기간 혹은 후에 부부는 크게 싸운다~

 

사실 명절은 행복한 날임에는 분명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는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는 것은 동화속의 이야기 일 뿐이라고 하거든요.  영국 커플들은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면서 재정적인 문제, 크리스마스 준비 과정 중 의견 충돌 등으로 싸움이 잦다고 하는데요, 10명중 한 명은 크리스마스에 자신의 배우자(애인) 혹은 자녀들과 크게 싸웠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출처: bbc)

 

싸우는 이유로는 보통 성격 및 의견 충돌이라고는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이유 중 25% TV 채널 때문이라고 하네요. ㅎㅎ

 

비록 명절로 인한 부부 싸움이 있다는 것은 비슷하나, 그 이유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마도 부부 싸움의 주된 이유는 "여자들만 힘든 명절 준비, 시댁 문제 등" 이잖아요?  역시 명절 기간 내내 한국과 영국 부부들의 부부 싸움의 이유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 명절은 외로워~~

명절을 혼자 보내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약 50십만명의 노인들이 작년에 크리스마스를 쓸쓸하게 홀로 보냈다고 하는데요, 한국 역시 독거 노인 등 명절에 조용하고 외롭게 보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명절은 가족들이 모여서 시끌벅적해야 기분이 나지요. (출처: bbc)

 

사실 저희 시부모님만 해도, 자식과 손주들이 해외에 있으니 명절이 외로우실 것 같아요. 물론 가족 및 주변 분들과 함께 보내신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됩니다.  저희처럼 가족들이 해외 혹은 타 지역에서 살면서 여러가지 이유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경우, 노인들끼리만 명절을 보내는 사례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5. 선물(세뱃돈)을 받지만....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다 마음에 들까?" 라는 질문을 했을 때,

일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돈 낭비~

 

일부는 진정 갖고 싶어하는 선물을 받았을 수도 있겠지만, 불필요한 선물들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원치 않은 선물을 받았을 때에는 자칫 명절 기분을 망칠 위험도 크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평소에 갖고 싶어 했던 것들을 잘 기억해 놓아야 하는 등 선물을 준비하는 일도 참 힘들 것 같습니다. 돈은 돈대로 들고, 선물을 받아도 별로 기뻐하지 않는다면 정말 낭패잖아요.

 

                                                               (출처: bbc.co.uk)

 

한국 역시 자녀들은 설날에 세뱃돈을 받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매년 세뱃돈을 얼마나 받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어요. 어떤 해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이 받아서 행복할 때도 있었지만, 반대로 실망하기도 했었거든요. 요즘은 설날 세뱃돈을 얼마나 주는지 궁금한데요, 제가 이제는 세뱃돈을 줘야하는 위치가 되어보니, 세뱃돈을 주는 것이 얼마나 큰 부담이 되었을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세뱃돈 금액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이처럼 한국과 영국의 명절 분위기는 비슷한 점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꼭 이것이 100% 맞다고는 볼 수 없을 거에요. 제가 영국인과 결혼한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보고 들은 사연 및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한국만 해도 집집마다 명절 분위기가 다르잖아요. 아무튼 한국이나 영국이나 사람 사는 곳은 참 비슷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저희는 오늘 주변의 한국인들과 조촐하게 모여 서로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즐겁게 보내려고 합니다.

 

이번 설 연휴에는 모두 다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고요, 건강하게 조심히 고향 다녀오세요.

블로그에 방문해 주신 여러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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