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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파리여행 선물 받은 유학생 부부, 눈물 펑펑

by 코니팀장 영국품절녀 2014. 3. 3.

겨울 내내 지겨웠던 비바람과 홍수가 주춤해지면서 영국에 드디어 3월의 봄날이 찾아 왔습니다. 저희 정원에는란 수선화가 피었어요. 봄 시작과 함께 저희 부부는 이번 주에 잠시 짧은 여행을 다녀 올까 합니다. 사실 저는 신랑의 논문 제출 기념으로 여행 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난 1,2월에 난데없는 목돈이 마구 들어가는 통에 여행은 물거품이 되었고, 생활비 조차도 여유가 없어 좀 힘들었답니다.

 

주변에서는 "신랑 논문도 끝났는데 여행은 안가?" 라고 묻는데, 그냥 웃음으로 넘겼지만 속은 꽤 상하더라고요. 그런 제 마음이 전해졌을까요? 얼마 전 동생들한테 카톡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장녀로 여동생과 남동생이 있는데요, 동생들이 형부(매형)의 논문 제출 축하겸 저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여행비를 보내준다고 하는 거였어요. 저는 괜찮다고 거절했지만... 꼭 여행을 보내주고 싶다고 했어요.

 

카톡에 써 있는 말들을 보는 순간 저는 눈물이 펑펑 쏟아졌어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몇 십만원 보내는 것 쉽지는 않거든요. 여유돈이 아무리 있어도 자신들 쓰기에 바쁜데 말이에요. 특히 최근 집 장만에다가 출산 임박이라 돈 나갈 일만 있는 여동생, 한창 결혼 자금을 모으는 남동생의 처지를 제가 잘 알거든요.

 

언니 혹시 여행비가 부족하면 말해~ 내가 어느 정도 더 보내 줄 수 있어. 형부 너무 축하한다고 전해줘.. 내가 최근에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아. ㅎㅎ

누나, 이것 밖에 못 보내줘서 미안해~ 꼭 가까운 곳이라도 매형하고 다녀와~

 

저는 물론이고 신랑 역시 너무 고마워서 민망할 지경이라고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했더니 "동생들이 너무 착하다. 감동이다" 라고 칭찬하더라고요. 그러기 쉽지 않다면서요. 음에는 여행 말고 그냥 생활비를 위해 남겨 둘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동생들은 저희 부부가 꼭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다녀 오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달에 생각지도 못해던 보너스가 나오는 바람에 주저없이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가게 된 여행지가 바로 프랑스 파리입니다.

저희 부부가 9년 전, 연애 시절 처음 만나서 함께 떠났던 여행지가 파리에요. 제가 사는 곳에서 유로 스타(기차)만 타면 단 2시간도 안 걸리는 가까운 파리이지만,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안 생겼답니다. 그러던 찰나에 기특한(?) 동생들의 도움을 받아 연애 추억이 깃든 파리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2005년 가을 파리 에펠탑

 

저희는 '여행을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중에 시간 및 경제적 비용 대비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곳이 파리라고 생각했어요. 일단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시내 버스 터미널에서 유로라인 버스를 타면 파리까지 약 8시간 걸리거든요. 즉 야간 버스를 타고 도버 해협에서 배로 갈아타고, 다시 버스로 파리에 도착합니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밤에 자고 일어나면 되니까요. 가격도 가장 저렴해요. 일찍 버스를 예약하면 한 사람당 십만원도 안 하지만, 제가 감기에 걸려 갈까 말까를 고민하는 통에 가격이 올라 12만원에 구입했습니다. 특히 런던에서 타는 메가 버스는 일찍 예약하면 정말 쌉니다. 

물론 비행기나 유로 스타(기차)는 빠르고 편리하지만, 비싼 가격뿐 아니라 가는 경로도 무척 힘듭니다. 비행기를 타려면 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이 꽤 들거든요. 유로스타 역도 기차로 가야 하지요.

 

 

 

E- ticket은 버스 터미널에서 미리 승차권으로 바꿔야 버스를 탈 수 있다고 하네요.

참 적어도 출발 시간 30분 전에는 정류장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지난 주에 교통편을 예약하고, 숙박을 어디서 할까 고민하다가... 끼니 걱정없는 한인 민박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여름에 니스로 휴가를 갔었는데, 레스토랑에서 거의 매끼를 사먹었더니 외식비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여행 경비도 아낄 겸해서 한인 민박에서 머물기로 했답니다. 운이 좋게도 3,4월은 비수기라서 평상시 가격보다 더 저렴해서 좋더라고요. (좋으면 나중에 후기 포스팅 할게요. ^^)

 

이렇게 지난 주에 저희는 파리행 버스표와 숙박할 민박집을 예약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여행을 앞두고 "무엇을 할까? 먹을까? 볼까?" 라는 것을 상상하는 과정이 몹시 설레는 것 같아요. 막상 여행을 떠나는 당일 날은 짐 들고 교통 수단 갈아타는 등 무척 피곤하거든요. 또한 여행지에 도착해서도 다양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는 복불복 상황이 되기도 하지요. ㅎㅎ

 

 

어제 카페에서 달달한 핫초코를 마시면서

파리 지도를 펴 놓고 계획을 짰어요.

 

이번 주 파리 날씨를 확인하니까 크게 좋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주변 분들의 반응??

날씨가 안 좋아도 파리잖아~~

비 오는 파리는 분위기 있을 것 같아~~ ㅎㅎ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파리라는 도시의 존재는 셀렘, 낭만으로 인식되나 봅니다. 막상 가 보면 소매치기, 불결, 불친절.. 꿈에서 그리던 파리하고는 거리가 먼데 말이에요. 저희는 파리에서 꼭 봐야 할 것도 없고 그저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려는 생각에 여태까지 계획을 하나도 짜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일정 정도는 짜야 할 것 같아서 지도 보고 간략하게 정했습니다. 저의 파리 여행 테마는 디저트 탐방으로 정했고요, 신랑은 중고 서적 구경으로 정했답니다. ㅎㅎ 게다가 파리 블로거 샘이 깊은 물 님의 댁에 식사 초대까지 받았어요. ^^

 

저희 부부는 동생들의 멋지고 감동적인 여행 선물을 받고, 오늘 저녁에 야간 버스를 타고 파리로 향할텐데요, 9년 전에 신랑과 함께 간 파리의 추억이 깃든 레스토랑, 에펠탑, 샹젤리제, 세느강 등지를 거닐면서 유유자적 쉬다고 오고 싶습니다. 2박 3일 여정의 파리에서 행복한 추억 많이 담아 가지고 와서 포스팅 할게요. 그럼 잘 다녀 오겠습니다. ^^ 다시 한번 동생들아! 고맙고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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