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시아에서 한류는 널리 알려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인들처럼 매일 드라마를 시청하는 아시아 한류 팬들의 수가 크게 증가한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만나는 대다수의 아시아인들은 제가 한국인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온몸으로 환호를 해 줍니다. 최근에 청소 알바를 하다가 만난 말레이시아 출신 유학생들이 있는데요,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니까 바로 하는 말이 "나 한국 너무 좋아해, 런닝맨은 매 주 시청한다, 한국 음식 너무 맛있다, 이미 한국도 몇 번 다녀왔다" 고 하더군요. 이처럼 지금까지 제가 만난 아시아 젊은이들은 한류에 흠뻑 빠져 있었습니다.
런던 한국 축제 행사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및 아랍 출신들~
아시아와 함께 점점 한류의 인기가 부상한 지역이 있는데, 바로 아랍 국가들입니다. 최근에 신랑이 겪은 일을 중심으로 말씀 드려 볼까 하는데요, 신랑 역시 학교 청소 알바를 같이 하는 아랍 출신 여학생이 한류 팬입니다. 처음에 신랑이 중국인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워낙 영국 대학에 중국인들이 많으니까요. 또한 동양인들의 얼굴만 보고 중국, 한국, 일본 등 구별해 내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겠지요.
그런데 신랑이 "나 한국인이야" 라는 말을 하자마자 그녀의 반응이란~~
Oh, Cool ~~~~
너는 내가 처음으로 만난 한국인이야~~
그러면서 갑자기 한국 드라마에 대해 말을 꺼내면서, 궁금한 것이 있다며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하네요.
도대체 왜...
한국 드라마는 다들 그렇게 슬픈 거야?
난 눈물 없이는 드라마를 볼 수 가 없어...
종종 드라마가 너무 슬퍼서 더 이상 보지 못한 적도 있어.한국 드라마에 별 관심이 없는 신랑으로서는 뭐라고 답을 해주기가 상당히 난감했다고 합니다. 그저 웃음으로 가볍게 동조 정도만 해줬다고 하네요. 저 역시도 함께 일하는 네팔 아줌마들이 하시는 말씀이, 자신의 딸들이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서 매일 시청하다시피 하는데, 가끔씩 옆에서 보면 울면서 보고 있다고 하셨어요. 아줌마들은 웃으시면서 "참 감성적인 것 같다" 고 하셨답니다.
아랍 출신 유학생들이 말하길, 주몽 인기가 최고였다고 해요.
(출처: Google Image)
사실 한국 드라마의 내용을 보면, 특히 인기 드라마 중 대다수가 슬픈 내용과 장면이 꼭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유쾌한 드라마라 할지라도, 종종 눈물포가 터질 수 밖에 없는 장치들이 도처에 깔려 있지요. 특히 예전에 70~80년대 한국 드라마 및 영화는 다들 눈물 없이는 절대 볼 수 없는 신파 성격이 가득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어요. 그나마 90년대 이후로는 유쾌, 통쾌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들이 선보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시청자들을 울리는 장면만은 절대 빠뜨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그렇다면 왜 한국 드라마는 슬픈가요?
간단하게 바로 드는 생각은 한(恨)의 민족입니다. 한국인을 일컬어 한이 많은 민족이라고 하잖아요. 우리 고전만 봐도 한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특히 한국의 오랜 역사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한의 정서를 한국인의 일반 정서로까지 연결시키는 의견도 있는데요, 한이 많은 한국인들은 슬픈 내용의 드라마를 보며 눈물로 내재된 울분을 표출시키나 봅니다. 반대로 차라리 내재된 한을 잠시나마 떨쳐 버릴 수 있는 유쾌, 상쾌, 통쾌한 내용이 가득한 드라마를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네요.
(출처: Google Image)
하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한류 팬에게 한국 드라마가 슬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속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그저 하하호호 웃고 넘기는 것보다는 확실히 시청자들에게 임팩트가 있어 보입니다. 드라마 팬인 저 역시 제 안에 한의 정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가끔씩 드라마를 보면서 한바탕 눈물을 쏟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질 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나중에 그 드라마를 추억할 때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도 슬픈 장면입니다. 아마도 제가 울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일거에요. 그래서 범죄, 멜로, 가족,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에는 슬픈 장면이 꼭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출생의 비밀 및 부모와의 재회, 주인공의 죽음(병, 교통 사고 등) 및 불치병, 기억상실, 엇갈린 남녀간의 운명, 배신으로 인해 힘겨운 주인공의 삶 등이 대표적일 수 있겠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그저 "슬프다" 라고만 표현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드라마 전체 내용 중 슬픈 장면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므로, 결론이 해피엔딩이라 할지라도 일부 외국인 한류 팬들에게는 그저 슬픈 내용으로만 인식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한류 팬들이 한국인의 한(恨) 정서를 이해하기는 매우 어려울 거에요. 그저 이들은 이유 불문하고 "한국 드라마는 "재미있다", "슬프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종종 일부에서는 다들 비슷해 보이는 드라마 속 슬픈 장치들로 인해 "너무 뻔하고 작위적이다"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이 있다면,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외국인 한류 팬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 드라마 인기로 인해 한국 문화 및 언어에 대한 관심까지 자연적으로 늘고 있어 한류 팬들의 궁금증은 날로 늘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해외에 있는 한국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끔은 부담스럽고 귀찮기도 할 것 같네요. 즐거운 비명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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