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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실시간 영국 소식

폭음으로 악명높은 영국 청년들, 술을 끊다니

by 코니팀장 영국품절녀 2014. 1. 11.

유럽에서는 영국 십대들의 폭음(binge drinking)으로 악명 높습니다. 여름 휴가 때 영국 젊은이들이 스페인, 이탈리아 섬 등에서 폭음을 일삼으면서 문제를 꽤 많이 일으키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점점 그 평판이 잦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BBC 기사에 따르면, 술을 먹지 않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게 현실이라고 하네요.

 

아침에 나와보면 길거리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는 술병들을 참 쉽게 볼 수 있는 영국에서 술을 먹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조금은 이상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토록 떠들썩하게 폭탄주를 일삼던 영국 젊은 세대들의 금주 현상이 일어난 배경 및 이유를 말씀드려 볼게요.

 

 

1. 폭음으로 인해 망가지는 모습에 수치감 느껴

NHS 조사 결과를 따르, 2011년 기준으로 11~15세 청소년들 중 단지12%가 술을 마신다고 했으며, 이는 지난 20년과 비교해서 26%로 크게 낮아진 수치라고 합니다. 또한 술을 마셔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도 61%에서 45%로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이보다 연령대가 높은 16~26세에 해당되는 젊은이들은 1998년 기준으로 71%가 술을 마신다고 답했다면, 2010년에는 단지 48%로 확연한 격감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빈지 드링킹" 이라는 용어를 등장시킨 중년층들의 음주량은 과거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제 주변에서도 보면 일부 중년들은 청년들의 폭음에 대해 "그 나이 때에는 그럴수도 있다" 라면서 참 관대한 입장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자신들이 그렇게 했던 것처럼요.

 

(출처: Google Image)

 

그런데 젊은 세대의 폭음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폭음에 대한 기성 세대들의 관대함의 반감"에서 온 것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영국에서는  "Ab Fab effect" 라는 말로 이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BBC 코미디 인기 시트콤 "Absolutely Fabulous" 을 줄인 약자로, 2011~12년 방영 이후에 그 제목을 따서 불러지게 된 용어입니다.

 

BBC Comedy Absolutely Fabulous

 


 

시트콤의 주요 내용은 막장입니다.

중년 여성인 Edina는 두 번의 이혼 경험이 있으며,  적지 않는 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음주 습관과 약물 남용을 일삼아요. 이로 인해 딸인 Saffron 은 어릴 적부터 엄마의 지나친 음주로 인해 혐오감을 느끼면서 삶을 고통스럽게 살아가지요.

 

(출처: Google Image)

 

다시 말해서 영국 청소년들은 술에 몹시 취해 심신이 미약해진 부모 혹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폭음 및 음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의 발달" 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2005년 이래로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젊은이들의 폭음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그것들을 자주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정부 및 폭음 추방 캠페인에서는 음주 가이드 라인 및 폭음 경고문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소셜 미디어의 긍정적인 효과라면요, 이와 함께 부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결과는 같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주변에서는 폭음 후 필름이 끊기거나 술에 취한 사람들을 몰래 찍어서 소셜 미디어에 퍼트리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추한(?) 모습들이 타인에 의해 찍혀져서 온라인 - 페이스북- 에 쫙~ 퍼지는 등 당혹감을 금치 못하지요. 요즘 십대들 사이에서도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런 몰카 및 소셜 미디어를 통한 폭력입니다. 이로 인해 술을 자제하는 젊은이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지요.

 

(출처: Google Image)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영국 젊은이들이 폭음은 문제라고 합니다. 영국 내 지역마다 젊은이들의 폭음으로 인한 폭력, 살해, 죽음은 신문 헤드라인의 단골 기사입니다. 작년에 제가 사는 주에서도 폭음을 한 이십대 여성이 집 열쇠를 잃어버려 밖에서 떨다가 추워서 얼어 죽는 일이 있었지요. 

 

 

(출처: Google Image)

 

저희 동네에서는 스트리트 파스터(Street Pastor) 라는 자원봉사 그룹이 교회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되어, 토요일 새벽마다 펍, 클럽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폭음으로 인해 쓰러져 있거나 걷지도 못하는 청년들의 신변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출처: Google Image)

 

 

2. 영국 정부의 미성년자 음주 단속 및 폭음 경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영국에서는 폭음 및 음주와 관련하여 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마트에서 파는 알콜 도수가 높은 술에는 가격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는 알콜 중독 및 폭음으로 인해 반 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합니다.

 

(출처: Google Image)

 

주말이면 술 먹고 시끄럽게 고성방가를 하거나

싸움을 하는 젊은이들을 보는 것은 흔합니다.

 

게다가 미성년자들의 음주 단속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요. 펍, 클럽에서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면, 업 주는 £20,000 (3천 5백만원) 상당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술병에 "음주 주의 문구" 라벨 부착 및 TV 광고 및 캠페인 등을 통해 폭음이 가져 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과 결과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하고 있지요. 재미있는 경고 문구로는 "폭음하면 몸매가 임산부처럼 보인다" 입니다.

 

 

 

3. 영국 청년들의 경제적 위기 - 대학 등록금 인상 및 실업률 증가

 

영국 대학 등록금이 과거에 비해 3배나 증가하는 탓에,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학자금 대출금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작년부터 일부에서는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대학 입학을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생활비라도 아끼기 위해서겠지요.

 

경제적인 불황도 함께 길어지면서, 대학 졸업장이 있어도 직장 잡기가 어려워지면서 대학 졸업자의 실업률도 높은 편이에요. 취업 경쟁률도 높아지는 탓에 음주보다는 학업 및 인턴, 경력 쌓기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고 합니다. 어떤 신문에서 보니, 직장이 있는 사람들의 음주량이 훨씬 높게 나타났어요. 즉, 돈 없으면 이제 술도 못 마시는 영국 사회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Guardian) 

켄트 대학교 역사 전공자가 졸업한 후 취업을 하지 못해

자신을 홍보하고 다니네요.

 

요즘 영국 젊은세대들의 모습을 잘 대변해 주는 전문가의 말입니다.

오늘날의 젊은 영국인들은 가장 술을 덜 마시며 의미있게 살려고 한다. 학자금 대출금을 절약하기 위해 애쓴다. 우리는 지금 "Ab Fab Britain" 에 살고 있다.  이전 세대들은 펍, 클럽에서 음주를 하거나 휴가를 가는 것에 온통 관심이 있었다면, 요즘 세대들은 돈을 지키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영국 젊은 세대들을 일명 금주 세대 (Dry generation) 라고 부르는데요, 따분한 세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들의 폭음 감소 이유를 찾아보면서 느낀 것이전 세대들에 비해 "세상 살기 참 어려워졌다" 입니다. 이들의 폭음 감소 및 자제력의 증가는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이지만, 그 배경과 이유는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현실에서 나온 것이라 측은한 마음이 들긴 하네요. 우리나라도 폭탄주 문화가 깊게 뿌리박혀 있으며, 폭음에 대한 관대함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요, 영국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우리 젊은이들의 음주량의 변화는 과연 어떤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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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 판교쵸파 2014.01.11 10:24 신고

    힘냅시다!화이팅!
    http://d-health.tistory.com/m
    답글

  • 제가 축구를 좋아하는데, 예전에 영국 훌리건들이 술을 마시고 혹은 그냥 축구에 흥분해서 열광하는 게 많이 문제가 됐었는데,
    요즘은 예전에 비해서 많이 줄었더라구요. 폭음을 기피하고 금주 문화가 생긴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답글

  • 보헤미안 2014.01.11 11:14

    아아☆ 영국 청년들의 음주율이 엄청나게 높았군요..
    그래서 심슨가족에서 호머심슨이 좋아하는 영드아니...영국 시티콤에서 술이 쩔은 가족들이
    나왔던 것이군요☆ 그 에피소드가 그런 것도 가지고 있었나봐요☆
    그래도 자신을 위해서 끊었으니 좋은거겠죠..^^ 몸도 안 망가지고..
    답글

  • 토마 2014.01.11 11:31

    저는 얼굴 한번 크게 다치고 나서 잘 안마셔요
    답글

  • 토종감자 2014.01.11 12:58 신고

    오호~ 재미있네요.
    정말 영국 사람들이 술을 끊을 수 있을까요? ㅎㅎ
    영국 국내 뿐만아니라 제가 호주에 있을 때 펍에서 술취해 싸우는 사람은 다 영국사람이라고 친구들하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ㅎㅎ

    그런데, 한국도 사실 술로는 어디가서 지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우리도 건전한 음주문화를 가꾸어 가야 할 때! ^^
    답글

  • Hansik's Drink 2014.01.11 14:19 신고

    너무 과해서는 안되겠죠!!
    기분 좋은 주말을 보내세요~
    답글

  • 발리투도 2014.01.12 00:11

    영국도 영국이지만 마더 로시야 앞에선 명함을 못 내밀죠 ^^
    답글

  • 2014.01.12 01:46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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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2014.01.13 08:38

    한국의 십대는 대놓고 폭음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직 아니잖아요.
    주로 문제는 20대 초반인데 이 친구들도 요샌 스펙 관리 땜에 출석 도장 찍듯이 술 마시는 일은 많이 줄었고 정신줄 놓도록 마시는 경우도 많지 않아요.
    회식 문화도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여요. 요샌 억지로 술 권하는 상사도 많이 줄었습니다. 여전히 종종 있긴 합니다만...
    답글